회갑 선물

2017. 2. 20. 09:56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지난 토요일에 친구들 모임이 있어 결성에 다녀왔습니다.

아직 봄이 오려면 좀더 시간이 가야하는 건지 아직 날이 쌀쌀했지만 오랜 친구들 만나니 추위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기분 좋게 먹고 마시고 떠들다가 홍성에 와서 40년 만에 모교에 들러봤습니다.

서울로 조문을 와야하는 친구가 있어서 같이 오기로 했는데 결혼식에 먼저 들러야 한다고 해서 시간을 좀 넉넉하게 잡았더니 여유가 있기에 한 번 가 본 것입니다.


 졸업하고 몇 번 갔지만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뒤에는 20년 전에 한 번 가보고는 못 갔다가 갔더니 큰 바탕은 안 변했어도 여기저기 달라진 것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졸업'비라는 것이 없어졌지만 예전에 제가 다닐 때는 졸업생들에게 얼마 간의 돈을 걷어서 학교에 기념품을 해놓고 선생님들께 작은 선물도 했습니다.


 그때 제가 주도해서 세운 시계탑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돈이 많이 든다고 다들 반대했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서 해 놓은 시계탑이 조금 모습이 바뀐 채 그대로 있고 그 밑에 '2회 졸업기념'이라는 지석이 그대로 있어 몇 번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서울에 와서 무슨 얘기 끝에 요즘 시골에서는 회갑선물로 약을 많이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회갑잔치를 하는 게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하지 않다가 근래에 와서는 같이 밥이라도 나눠야 한다고 조촐한 잔치를 하는 쪽이라는데 부조금을 받지 않고 하니까 거기에 걸맞는 선물을 하는데 그게 약국에서 파는 거라고 합니다.


 생전 보지 못했던 약을 선물 받아서 그걸 정말 집에서 쓰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런 선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보다 조금 아래 후배들일 것 같습니다. 저도 얼마 전에 친구에게 한 알 받아서 간직하고 있는데 그걸 어디에 써서 맛이 아니라 그런 걸 가지고 있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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