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중망구((十中九亡)

2017. 3. 28. 18:4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우리나라에서 프랜차이즈가 가장 많은 업종은 치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총 2만4453개로 전체 15개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와 있는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동네 개인 치킨집까지 더하면 4만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가 3만6000여개인 것과 비교해보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보다 우리나라에 치킨 매장이 더 많은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국내 외식 메뉴 1위에 올라선 치킨은 이제 출출한 밤 생각나는 야식거리를 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국민간식’이자 없어서는 안될 ‘소울푸드’가 된 것입니다.


소비자가 늘고 산업 규모도 확대되면서 2002년 3000억 원 규모였던 치킨 시장은 2011년 3조1000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해서, ‘한집 건너 치킨집’이라 할 정도로 선호도 높은 창업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생기다보니 망하는 집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과당 경쟁과 경기 위축으로 폐업하는 치킨집은 매해 늘어나는 중입니다. 지난해 기준 전체 10.2%(2973개) 치킨집이 문을 닫았고 14.6%(3980개)가 새로 문을 열었는데 서울시 내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을 포함한 치킨집은 2016년 기준 7503개로 1년 전에 비해 200여개 이상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치킨집보다 더 빨리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커피숍이라고 합니다. 

 2007년 2300개에 불과했던 국내 커피전문점은 지난해 5만개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불과 10여년 만에 시장이 20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요즘은 회사 주변이나 도심을 둘러보면 한집 건너 커피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아져서 누구나 다 커피숍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올해도 20% 이상 커피숍이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커피숍이 폭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우선 커피숍은 창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입니다. 음식점을 하려면 음식맛을 낼 줄 알아야 하고 편의점을 하려고 해도 기본적인 유통구조를 알아야하지만 커피숍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얘기합니다.


 장소 빌리고 기계 들여놓고 커피 내려서 팔면되니까 복잡하지 않고 쉬운 겁니다. 요즘 편의점들이 너도나도 커피를 팔기 시작한 이유가 커피머신 한 대만 놓으면 편의점주도 쉽게 커피를 팔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렇게 매장이 늘어나다보니 수익율이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초창기에 커피점을 시작해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꽤 있었지만 이젠 그런 얘기는 다 없어지고 커피숍을 차리면 십중망구((十中九亡)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커피시장 경쟁이 너무 치열해 성급하게 커피숍을 차리는 것은 창업 자본금만 날리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하는데 한 창업전문가는 “초창기에는 커피숍이 많지 않아 제번 돈을 번 업주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많아져서 거의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웬만큼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커피숍 창업은 말리는 편”이라고 얘기합니다.


 남들이 다 달라붙어 성공한 것이라고 해서 그게 지름길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직장 그만두고 퇴직금 받아 치킨집 냈다가 망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더니, 이젠 커피숍 냈다가 망한다는 얘기가 더 많이 들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