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3. 10:09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일본 기술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던 '도시바'가 몰락한 것은 우리나라 산업계에도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뉴스인 것 같습니다. 지금 도시바는 반도체 산업을 내어주면서 겨우 체면을 유지할 정도로 가라앉았습니다. 이번 반도체 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우리나라 하이닉스의 컨소시움이 유력 인수업체로 나오는데 도시바의 일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기에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일제 상품을 쓰는 것을 꺼려해서 사진기가 아니면 일제를 거의 쓰지 않아 도시바의 상품을 써 본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은 아주 많이 들어왔는데 2차 대전 때 일본이 자랑하던 세계 최대의 거함 '야마토'호가 제대로 힘 한 번 못쓰고 침몰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바는 일본 기술의 자존심이다. 일본 최초의 전등을 개발(1878년)한 ‘다나카 제작소’와 세계 최초로 이중 코일 전구(1921년)를 만들어낸 ‘하쿠네츠샤’가 합병한 회사다. 이미 123년 전에 전기선풍기를 만들었고, 일본 최초의 냉장고ㆍ세탁기(1930년), 전기밥솥(1955년)을 만들며 일본 전자제품의 역사를 썼다.
세계 최초로 휴대용 노트북 컴퓨터(1985년)와 낸드형 플래시메모리(1987년)를 발명하기도 했다. 이런 도시바에 몰락의 그림자가 드리운 건 2006년이다. 당시 아베 정부가 추진하던 ‘원자력 르네상스’ 정책에 발맞춰 미국의 원전 설계업체 ‘웨스팅하우스’를 사들인 것이다. 당시 도시바는 세계 전자제품·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밀려 경쟁력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었다. “안정적인 원전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도시바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2008년 진출한 원자력발전 사업이다.” 올 2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질문에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이날 쓰나카와 사장은 지난해 도시바의 영업 적자가 5325억 엔(5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원전 사업에서 입은 손실이 7125억 엔(7조2500억원)이었다. 그나마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을 받지 못하고 내놓은 숫자였다. 지난달 도시바가 최종 집계한 2016회계연도의 영업 적자는 9500억 엔(9조7600억원)이었다.
142년 역사의 도시바가 무너진 표면적 이유는 원전 사업의 실패다. 하지만 도시바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돈 되는 사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원전 사업을 키운 배경엔 일본 제조업의 불황과 도시바의 기업 문화가 있다”고 분석한다. 도시바와 의사 결정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한국의 일부 대기업도 이번 사태를 흘려보고 넘겨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시바가 써낸 인수 금액(50억 달러ㆍ5조7000억원)은 시장 예상가의 두 배였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에 “적극적인 원전 수주를 통해 만회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원전 수주는 당초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결정적 한방’이 됐다. 각국 정부가 원전 정책을 재검토하며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설상가상, 이런 손실을 메꾸려 7년 간 회계부정을 저질러왔다는 게 2015년 발각되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도시바는 지난해 생활가전 사업을 중국 메이디에, 의료기기 사업을 캐논에 팔았다.
도시바 경영진은 왜 무리하게 원전 사업에 진출했을까. 이우광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연구위원은 '도시바 특유의 정경 유착 문화'를 지목한다. 그에 따르면 도시바의 사장ㆍ회장 출신들로 구성된 상담역ㆍ고문 그룹은 사업적 계산보다 정치적 요구를 앞세운 의사결정을 경영진에 종용한다. 본인이 게이단롄(經團聯) 같은 경제단체에서 활동하기 위해 정권과 결탁하는 것이다. 이 위원은 “사업부 별 칸막이가 높은 도시바엔 그룹 전체의 그림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경영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의 제조업이 힘을 잃은 것도 도시바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백색가전과 TVㆍ스마트폰 같은 전자 완제품 사업이 힘을 잃으며 반도체 산업은 국내 시장을 잃고 치열한 세계 경쟁에 내몰렸다.
히타치나 엘피다 같은 기라성같은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무너지며 도시바도 반도체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못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자제품 업체들이 무너지며 일본의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반도체 산업이 함께 무너졌다”며 “학계의 기술 연구가 축소되고 관련 인재가 양성되지 않는 등의 전반적 침체를 도시바가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잃고 무리한 다각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한국 제조업이 도시바의 몰락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국 LNGㆍLPG선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기술이 없는 해양플랜트에 무리하게 진출한 국내 조선업이 도시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워낙 산업 구조 재편 속도가 빠른 하이테크 산업은 먼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 빠른 속도의 의사결정이 핵심”이라며 “우리 조선업이나 일본 제조업체는 강력한 리더십이 없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게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부 매각으로 급한 불을 끈 도시바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전력 및 발전 관련 설비 등을 주축으로 새 출발을 할 거란 게 시장 전망이다. 변수는 원전 사업의 추가 손실이 얼마나 확대되느냐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시바는 회계 부정 사건으로 주주들로부터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며 “배상액이 얼마나 늘어날지, 원전 사업이 추가로 손실을 내지는 않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중앙일보 보도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기업의 흥망이 한두 건이 아니지만 일본 전자산업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바의 몰락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많은 충고와 경고를 안져주는 셈입니다. 앞에서 망해가는 기업을 보고도 그대로 따라가는 우를 범하지 말고 정신 차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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