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時雨 2021. 5. 30. 07:43

 갑자기 가덕도 공항 얘기가 나오게 된 것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였던 김 아무개가 이를 꺼냈기 때문일 겁니다. 이미 전 정권에서 가덕도 공항은 타당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는데도 정권이 바뀌니까 이를 다시 꺼내 선거에 이용한 것입니다.

 

여당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야당에서도 공항 건설을 주장해야 표가 올 거라는 생각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뒤에 그쪽 지역 사람들에게 자신의 치적으로 남길 생각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게 갑자기 여야가 하나가 되어 공항 건설을 기정사실로 만들었지만 과연 그게 바른 판단인지는 지금도 많은 의문이 갑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그런 대규모 공항이 더 필요한지도 의문이고 들어가는 돈에 비해 얻는 경제적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는 전혀 판단이 안 서기 때문입니다.

 

<공장을 건설하고 광산을 개발하거나 혹은 철도를 부설하는 등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 프로젝트의 채산성을 미리 조사하는 것. 어떤 프로젝트를 실시할 경우 우선 기술적인 타당성이 문제가 되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할지라도 건설코스트가 지나치게 높으면 채산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제철소, 석유화학플랜트 등 공장을 건설할 때는 건설비가 방대한데다 건설기간이 길기 때문에 기자재 값의 인상, 제품수요의 변동 등을 미리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거액의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주할 때는 먼저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여 건설비와 미래의 수요변동 등을 상세하게 검토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다.>매경시사용어사전.

 

타당성 조사는 특정 사업을 요구하는 기관에서 사전타당성 검토를 한 뒤에 한국개발원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가덕도 공항은 사전타당성검토도 없이 국회에서 동의를 받았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하려고 추진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전타당성검토(사타)가 유달리 주목을 받는 사안이 있습니다. 사실 사타는 특정 사업을 하려는 지자체 등에서 자체적으로 발주하는 용역으로 사업 규모와 사업비 등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인데요.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해 정밀한 검증을 받게 됩니다.

 

가덕도신공항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이렇다 할 밑그림 자체가 없는데요. 2016년 파리공항엔지니어링(ADPi)이 시행한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평가' 때 가덕도공항의 사업비를 7조 5000억 원(활주로 1개)~11조원(활주로 2개)으로 추정한 게 사실상 전부입니다. 당시 가덕도는 김해신공항과 밀양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총리실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사실상 백지화로 해석되는 '근본적 검토 필요' 결론을 내린 직후 가덕도를 신공항 입지로 정하는 특별법이 발의됐고, 지난 2월 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제대로 된 밑그림도 없이, 객관적 입지선정절차도 건너뛴 겁니다.

 

당초 특별법에선 사타와 예타까지 모두 면제하려 했지만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사타는 평소대로 추진하고, 예타는 '필요할 경우 면제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 후퇴했습니다.

 

국토부 주장 덕 사타 다시 살아나

국토부가 사타를 고수한 이유는 말 그대로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하기 위한 밑그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토부 전직 고위 관료는 "수요와 규모, 사업비, 위험요소 등을 짚어보지 못한 '깜깜이' 상태로는 사업을 추진할 수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사타가 어제(28일) 막이 올랐습니다. 두 차례 유찰 끝에 한국항공대 컨소시엄이 사타를 맡았고, 이날 착수보고회를 가졌습니다.

 

항공대 컨소시엄은 앞으로 10개월 동안 ▶가덕도신공항 건설 관련 각종 여건 분석 및 전망 ▶수요예측 ▶시설 규모 산정 ▶시설입지 및 배치 ▶총사업비 등 추정 ▶ 대안별 세부평가 및 최적 대안에 대한 타당성 평가 등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객관적이고 면밀하게 거치고 나면 가덕도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많이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수요만 봐도 부산시는 2056년 기준으로 가덕도신공항의 국제선여객을 연간 4600만 명으로 추정합니다.

 

수요, 사업비 차이 등 쟁점 검증

반면 정부의 김해신공항 예타와 기본계획안의 예상치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40만 명과 2006만 명입니다. 화물 수요 전망치 역시 부산의 예타와 기본계획안보다 최대 57배나 높게 추정하고 있는데요. 여객과 화물수요는 신공항의 규모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입니다.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의 지반 조건에 대한 검증 역시 관심사입니다. 국토부가 가덕도공항특별법 논의 과정에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가덕도가 외해에 직접 노출돼 조류·파도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쉽지 않고, 기초지반이 내려앉는 부등 침하 가능성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사타 과정에서 가덕도 인근의 일정 범위를 대상으로 탄성파 탐사와 함께 해양 시추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시추 결과 지반 조건이 열악하게 나올 경우 매립 등에 소요될 비용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과 따라 예타 면제 여부 갈릴 듯

총 사업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산시에서는 영남권 관문공항을 만드는 데 7조 5000억 원이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국토부는 건설 규모에 따른 3가지 시나리오별로 12조 8000억 원~28조 6000억 원이 든다고 추정합니다.

 

열 달 뒤 이런 쟁점에 대한 객관적인 사타 결과가 나오면 두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되는데요. 만약 부산시 주장에 근접한 결과가 나온다면 별 논란이 없을 테고 예타도 면제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겁니다.

 

반면 수요가 부산시 주장보다 적고 사업비는 훨씬 많이 필요한 것으로 나온다면 사업 자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게 될 겁니다. 또 예타를 통해 다시 한 번 치열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겁니다. 가덕도신공항 사타에 유독 눈길이 가고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중앙일보,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정말 정치인들 주장대로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한 것인지는 동네 개들도 다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형 공사를 하면 일자리 창출도 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파트 특공을 받기 위해 수백 억을 들여서 유령 건물을 지었다는 관평원의 사례처럼 그게 정말 필요한 것이고 그걸 만드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는 냉철하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큰 사업들은 국민을 위한 것도 아니고 기업의 필요도 아닌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시행이 된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런 정치권의  탐욕이 우리 국민과 후손에게 피땀 흘려 갚아야 할 빚만 만드는 것인지 우리 국민도 냉청하게 판단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