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걸음걸이가 가슴 아픈
“改革(개혁)” :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침,
: 고대에 가죽은 곧 그것을 입고 있는 사람의 계급과 신분을 나타냈다. 그런데 그 가죽옷을 바꾸면 다른 계급과 다른 신분이 되는 것이다.(다음백과)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우리 역사에 무척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개혁은 자신의 신분을 바꾸는 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공군 성추행 피해로 목숨을 버린 이 아무개 중사의 분향소를 찾았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현충일이라 대통령께서 현충원에 갔다가 거기 조문을 갔나 봅니다.
저는 그 뉴스보도 다음 보도가 더 안타까웠습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는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성추행 피해 신고 후 조직적 회유에 시달리다 숨진 공군 이모 중사의 추모소를 방문한 뒤 한참을 차 앞에 서 있었다며 “대통령의 어깨가 그 무너진 걸음걸이가 아팠다”고 말했다.[출처: 중앙일보] 탁현민 "이 중사 추모 후 대통령의 무너진 걸음걸이가 아팠다"
<현충일인 6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내 분향소. 공군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의 어머니는 딸의 사진을 품에 끌어안고 주저앉아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분향소에는 이 중사의 영정과 살아있을 때 모습이 담긴 사진 4장이 함께 놓여 있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했던 이 중사를 위한 고양이 인형도 있었다.
부모는 딸의 생전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된 현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딸의 사진이 이런 식으로 쓰일 줄은 몰랐다. 내 딸 사진이 왜 저렇게 있어야 하나. 저렇게 예쁜 딸이 왜 저런 (국화) 꽃에 둘러싸여 있나.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다”고 했다.
부모에게 이 중사는 항상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어릴 때부터 군인을 꿈꿔 공군 관련 고등학교에 진학할 만큼 장래에 대한 의지도 뚜렷했다. 아버지 이씨는 “딸이 고등학교 때 항공 관련 전문기술을 배웠다”며 “고교 졸업과 동시에 공군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등 미래가 창창했고 앞길 걱정이 없던 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품어온 이 중사의 꿈은 산산이 조각났다. 지난 3월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뒤 두 달여 만인 지난달 22일 그는 숨진 채 발견됐다. 국방부는 합동수사단을 꾸려 수사 중이다. 이씨는 “‘화가 난다’ ‘억울하다’는 말로는 딸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 그 마음은 절대 어떤 말도 대신할 수 없다”며 “딸이 죽음을 선택할 때까지 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중사는 평소 온화한 성품 등으로 주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게 부모의 주장이다. 이씨는 “어르신 잔치에 가면 어깨동무를 먼저 하는 살가운 성격이었다. 춤도 추고 분위기를 띄우던 아이였다”고 했다. 그는 “배려가 넘쳤던 성격이었고, 그저 착하고 부모 속을 썩인 적 없는 그런 딸이었다”고 말했다.
“정치인 조화·조문 다 무슨 소용”
아버지는 정치권에서 잇따라 보내는 조화를 보며 씁쓸한 심경을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도 지난 5일 분향소에 도착했다. 이씨는 “저런 조화들 다 필요 없다. 내 딸이 죽었는데 받아 봤자다”라며 “‘내 자식 살려내라’라는 대답만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를 마친 뒤 문 대통령이 분향소를 찾았을 때 이씨는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딸을 먼저 보낸 아버지는 군에 있는 또 다른 많은 딸들을 걱정했다. “군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다신 불행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다. 이씨는 “딸의 억울한 죽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 중사의 시신은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돼있다. 유가족은 이 중사의 죽음 등에 대한 경위가 수사로 밝혀질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국군수도병원 분향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반 조문객의 조문을 받는다. “순수한 추모의 마음과 조문만 감사히 받겠다.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게 유가족 입장이다. 유가족 측은 “장례가 언제쯤 치러질지, 분향소를 며칠 동안 운영할지 등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분향소에는 이 중사를 추모하려는 시민 발길이 잇따랐다. 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은 “뉴스를 접하고 너무 충격 받아서 들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중앙일보, 채혜선 기자
억울하게 죽은 딸로 인해 억장이 무너진 부모 앞에 조화나 보내고 괜히 보여주기 식의 모습들이나 연출하는 사람들이 소위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통령이니, 국방부장관이니, 공군참모총장이니 하는 옷을 입은 사람들은 이런 참사에 온갖 미사려구로 치장을 하지만 그게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무슨 위안이 되겠습니까?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안타까운 심정보다 어깨가 무너진 대통령의 걸음걸이가 가슴 아팠다는 탁 아무개의 마음이 오히려 진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일들은 다 자신들이 한 일이고, 나쁜 일들은 다 전부터 이어온 폐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개혁을 바라겠습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