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가 있는 자신감?
지금도 소위 ‘마담 뚜’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말로 ‘부유한 계층이나 일부 특수한 계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직업적인 여자 중매쟁이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좋은 혼처를 구하고 싶은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일이고, 이를 잘 연결시켜 주면 큰 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중매쟁이는 존재했었을 것 같습니다.
‘마담 뚜’가 아니더라도 지금도 재벌그룹이나 힘 있는 가문에서는 자녀들이 연애결혼보다 중매결혼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다고 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것이 영원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한동안은 결혼을 연결하는 결혼중매업체가 많은 사람들을 이어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업체들은 언론매체를 통해 광고를 하고 있으니 제가 언급하지 않아도 아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업체를 통해서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거액의 돈만 받고는 제대로 연결을 해주지 않아서 불만이 많다는 기사도 종종 봅니다.
그런데 오늘 34세의 여자가 자신의 결혼조건에 맞는 남자를 구한다는 소개서를 올려서 갑론을박이 있다고 합니다.
<34세 초등학교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의 ‘제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상형 소개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초등학교 결혼조건’이라는 제목의 34세 초등학교 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의 이상형 및 자기소개서가 올라왔다.
그는 자신을 “34살 딱 결혼적령기고 외모는 27~28살 정도로 보이는 동안”이라며 “단아한 외모에 날씬한 체형”이라고 소개했다. “성격은 밝고 따뜻하고 남을 잘 챙겨주는걸 좋아한다”고 썼다.
이어 원하는 이상형은 “제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구체적으로는 ▶나이는 30대 중후반까지 ▶키 180㎝ 이상 ▶뱃살 없고 운동 즐기며 자기관리 열심히 하시는 분 ▶연봉 1억 이상 ▶전문직ㆍ대기업ㆍ공기업 ▶강남, 서초, 마포, 용산, 성북, 광교, 판교, 위례, 성남에 자가 (주택) 있으신 분 (신축이 아니어도 괜찮음 현실적으로 결혼 준비가 되신 분) ▶자차 소유. 제가 운전을 못 해서 뚜벅이라 데이트 전후로 데리러와 주는 분 ▶비흡연자, 술은 적당히 등의 조항을 달았다.
그러면서 “이젠 평생 제 짝이 되어줄 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양심이 없다”, “저 조건이 34살 초등교사를 왜 만나나”, “낮아지는 확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저런 사람인가”, “못 만날 듯”, “근데 30대 후반에 광교 성남에 집이 있는 사람 꽤 있음. 빚이 껴있기는 하지만” 등의 댓글이 달렸다.>중앙일보, 한영혜 기자
장난삼아 올렸을 수도 있고, 본인은 매우 진지한 생각으로 올렸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글을 공개적으로 올릴 수 있는 것도 용기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다만 자신의 소개도 좀 더 세밀하게 했더라면 하는 생각입니다. 한 때, 여자교사라면 우리나라에서 많은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상대로 얘기가 되던 적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아마 연금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지금은 연금제도가 많이 바뀌어서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얘기를 올릴만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냐고 물을 수도 있고,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가 조건을 보고 결혼하느냐고 하지만 이건 말 뿐이고 정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상대의 조건을 보고, 따지고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솔직한 얘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우리 현실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