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時雨 2021. 6. 21. 06:57

‘몰카’, ‘몰래 카메라’의 준말입니다. 찍히는 사람이 자신이 카메라에 찍히지 모르게 찍는 사진을 뜻하는 말인 몰래 카메라가 요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나 봅니다.

 

저는 사진 찍는 것을 취미라고 얘기하는 사람이고 제가 사진기를 가진 것이 벌써 34년인데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많이 씁쓸합니다. 사진기를 가진 사람들도 사진에 찍히는 사람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사진을 찍을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고 얘기하면 표정이 경직되기 싶고 혹은 더 잘 나오게 하기 위해서 부자연스런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상대가 인식하지 못할 때에 사진을 찍습니다. 저는 그래서 사람을 잘 찍지 않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진을 찍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람을 잘 찍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가나 사진을 취미로 찍는 저 같은 아마추어 사진인보다 불법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가 봅니다.

 

<"숙박업소에 이 그림 액자가 걸려 있으면 당장 나와라“

 

숙박업소 벽면에 장식된 그림 액자 중 일부에 몰래카메라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텔에서 발견하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야 하는 그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17일 올라왔다. 작성자는 여러 장의 그림 액자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이는 불법 촬영을 위한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내장된 액자들이었다. 작성자는 "전부 시중에서 쉽게 판매되고 있다"며 "정말 흔하고 활발하게 팔리고 있는 제품이니까 꼭 알아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반적인 작품으로 보이지만 유화의 울퉁불퉁한 질감을 활용해 카메라 렌즈를 숨긴다"며 "인쇄형보다 유화 질감이 살아있는 그림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판매자들은 이미 여러 개의 그림을 바꿔가면서 판매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불법 촬영 범죄에 활용되기 쉬운 초소형 카메라가 그림 액자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온라인상에 알려지면서 불법 촬영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초소형 카메라를 발가락 사이에 끼워 음식점, 카페 등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은 4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A씨를 상대로 확인해보니 약 2cm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가 발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었고, A씨의 스마트폰에는 이같은 수법으로 여성을 촬영한 사진 수백 장이 들어있었다.

 

직장 내 상사가 선물한 탁상용 시계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지난 15일 공개한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 :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보고서에는 한 직장인 여성 B씨가 유부남 상사 C씨로부터 선물 받은 탁상시계에서 카메라를 발견한 사건이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여성 B씨는 자신이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유부남 상사 C씨의 언행을 수상히 여겨 해당 탁상시계를 인터넷에 검색해봤고, 시계에 몰래카메라가 달린 사실을 알게 됐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범죄에 활용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촬영을 하는 범죄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구매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를 탑재한 전자기기 판매에 제재를 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안경, 볼펜, 액자, 시계, 생수통, 화재경보기 등 위장된 모습으로 우리 옆에 존재한다"며 "누구나 찍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초소형 카메라는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아무나 몰카 구매가 가능하고 찍을 수 있고 마땅한 규제도 없이 일반인에게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법촬영은 재범률이 매우 높고 악질적인 범죄"라며 "초소형 카메라 유통을 규제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20일 기준 약 7만50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아시아경제, 황수미 인턴기자

 

사진기는 관증증과 뗄 수 없는 관계일 것입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거의 모든 사람이 관음증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이 여러 형태로 자신의 성적 매력을 과시하는 것은 성적 유혹과 짝짓기 행위에서 정상적인 것이지만, 엿보기가 단순히 성적 유혹의 한 요소가 아니라 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하거나 주요한 원인이 될 정도면 관음증은 비정상적인 행위로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들킬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은 엿보는 사람을 더욱 흥분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관음증은 엿보기 심리. 알지 못하는 사이에 훔쳐보기를 통해 쾌락을 느끼는 증상을 말합니다. 현대 영화 이론가들에 의해 영화가 합법적으로 관음증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장르로 인식되면서 관음증은 영화 이론의 영역으로 편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카메라 렌즈는 시선의 메커니즘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 장치이므로 영화는 카메라 렌즈라는 구멍을 통해 훔쳐보기의 은밀한 욕망을 만족시키는 매체로 규정됩니다. 이것은 넓은 의미의 관음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정도까지는 괜찮다고 하지만 정말 남의 사생활을 엿보기 위해 몰카를 설치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고 범죄행위입니다.

 

이런 짓은 당연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또 그런 짓으로 찍은 사진을 보려는 것도 바른 태도는 아닐 겁니다.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저만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