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時雨 2021. 6. 21. 07:18

 

 

 

<내년 대권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가르는 가장 유효한 키워드는 '친문(親文)·반문(反文)'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친문-반문 구도가 내년 대선 가른다

2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이달 11~12일 동안 전국의 성인남녀 132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유력 주자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감정온도(호감도 수치)를 조사한 후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팀과 이를 다차원척도법(MDS·Multi Dimensional Scaling)으로 분석한 결과, 친문·반문 변수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감정온도는 대상에 대한 응답자의 감정을 측정하는 방식 중 하나다. MDS는 측정 대상을 유사성에 따라 다차원 척도상에 위치시키는 척도화의 한 방식이다. 유권자들이 비슷한 감정온도로 평가한 후보나 정당은 MDS를 통해 만들어진 2차원 평면에서 서로 가까운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 제21대 대선 후보 지형도를 나누는 주요한 축은 '친문 반문 여부'로, x축의 가장 왼쪽에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오른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리했다. 윤 전 총장 지지층의 가장 큰 공통점은 강한 반문 정서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왼쪽에 자리해, 그만큼 지지자들 성향이 극렬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번 조사를 지휘한 한 교수는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전 총장보다 보수적인 성향인데 더 왼쪽으로 찍히고, 안철수 대표와 x축이 거의 동일하다"며 "내년 대선에선 통상적 이념 축이 아닌 친문반문 구도가 작동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에 친문 지지 결집…尹 반문 성향 최고

여권 주자들 가운데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가장 '친문'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순이다. '비문(比文)'으로 분류되는 이 지사와 나머지 주자들의 x축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 교수는 "이미 여권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당선 가능성을 보고 이재명 지사 지지로 결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올해 초 동일한 조사 결과에선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x축 차이가 현재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강성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 지지층과 거의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야권 주자들 중엔 윤 전 총장 다음으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반문 성향이 강했으며,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윤 전 총장과 지지층이 가까웠다.

 

문재인·윤석열 호감도 상쇄…극렬 지지층 영향

호감도(y축) 측면에서 보면, 노무현·김대중·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차기 대권 주자들에 대한 호감도는 낮게 나타났다. 이는 진영을 떠나 전직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인정이 폭넓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내 주요 기업인 삼성·현대자동차 수준의 호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인 문 대통령의 호감도는 이보다 낮은 0에 가까운데, 이는 극렬 지지자와 극렬 반대자의 호감도·비호감도가 상쇄된 결과로 분석된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호감도가 문 대통령과 유사하게 0에 수렴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주요 전직 대통령 중엔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낮아, 기업으로 따지면 네이버·쿠팡 수준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권 주자들 중에선 여권의 추 전 장관과 야권의 홍 의원의 비호감도가 가장 높게 측정됐다.

 

한편 대권 주자들과 전직 대통령 지지층의 유사도를 분석해 봤을 때 밀접한 유사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여권의 제1 주자인 이 지사는 호감도 지수가 14.3으로 노 전 대통령(63.0)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지사 개인에 대한 지지보다는 당선 가능성이 높아 범여권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후보로 부각된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게 한 교수 설명이다.

 

윤 전 총장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과 x축이 거의 유사해 반문이라는 측면에서 지지층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윤 전 총장도 호감도 측면에선 박 전 대통령과 격차가 컸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도 개인에 대한 호감도보다 야권 후보 중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란 점이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출처 : 내년 대권 가르는 키워드..보수-진보 아닌 '친문-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