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그물'은
연일 ‘대장동 게이트’가 온 지면을 장식하고 뉴스마다 그 얘기가 톱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무엇이 문제이고 누구의 문제인지는 알 수가 없는 세상입니다. 어떻게든 상대를 엮어서 자신은 빠지고자하는 세력들이 국민을 상대로 온갖 사기를 다 치고 있는데 이게 어느 세월에 전말이 드러날지 예측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 윤 아무개 무소속 의원의 공소장이 검찰 기소 379일에 공개가 되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는 윤 아무개의 공소장이 수백 일이 지나서 공개가 된 것은 법무부의 편의주의 때문일 겁니다.
요즘은 무슨 사건이든 기관의 대답은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데 시간을 너무 끌다보니 자신들도 지친 것 같습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공소장이 검찰 기소 379일 만인 지난 28일 공개됐다. 법무부의 선택적 공소장 공개 문제를 지적한 보도(국민일보 9월 28일자 1·3면 참조)가 나온 후 법무부가 뒤늦게 국회 제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국민 관심이 높은 공인 사건 공소장을 첫 공판이 한참 지난 뒤에야 공개하는 것은 국민 알권리 침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법무부는 윤 의원의 첫 공판이 열린 뒤 48일 만에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공소장을 제출했다. 국회 일부 의원실은 윤 의원 기소 직후부터 공소장 공개를 요구했으나, 법무부는 이에 응하지 않아왔다. 이는 공소사실이 드러나는 첫 공판 이후에는 국민 알권리 보장을 위해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겠다던 법무부 방침과도 배치되는 것이었다. 더욱이 피고인은 현역 국회의원, 피해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로 적시된 공소장을 비공개할 이유는 별로 없다는 지적도 많았다.
앞서 법무부는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이유로 국회의 윤 의원 공소장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공소장 전문 대신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옮긴 A4 용지 3장 분량의 공소사실 요지를 제출했다. 이번에 공개된 윤 의원 공소장은 52쪽이고, 이 가운데 37쪽은 세부 범행 내용이 적힌 범죄 일람표였다. 공소장 분량이나 국민적 관심에 비춰 상당히 축소된 공소사실만 공개됐던 셈이다.
윤 의원 공소장에는 범행 일시와 방법, 횟수, 횡령 액수 등 범죄 혐의가 상세히 드러나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후원금 유용과 각종 후원금 횡령, 위안부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한 준사기 등 공소사실이 포함돼 있다. 공소사실별 범행 기간과 범행 총액 정도만 적혀 있는 공소사실 요지와는 정보량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29일 법무부의 뒤늦은 공소장 공개에 대해 “언론의 자유와 국민 알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분노한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윤 의원 공소장과 함께 제출을 요청했던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사건, 윤갑근 전 고검장의 알선수재 혐의 사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등의 공소장도 지난 28일 국회에 제출했다. 윤 전 고검장과 최 대표 사건은 지난 5월과 6월 각각 1심 선고가 이미 이뤄진 상태다. 법무부가 늑장 제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다만 이 의원 사건은 앞서 국회에 한 차례 제출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공소장 공개 요구에 대해선 “성폭력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의 2차 피해 가능성이 있다”면서 제출을 거부했다.
법무부가 원칙 없이 공소장을 공개한 사실도 드러났다. 법무부는 ‘공범 수사 중인 경우 공소장을 제출하지 않는다’는 내부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 25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암호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일당의 2조2000억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 공소장을 제출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일보 질의에 “아직 공범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공범 수사 중인 경우 공소장 비공개가 원칙”이라면서도 “일선 청에서 수사에 지장 없다는 의견을 내면 법무부가 존중해서 최종 판단을 내린다”고 해명했다.>국민일보, 구자창 박세원 기자
우리나라 법무부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조 아무개 사건 뒤에 법무부장관을 맡았던 추 아무개와 그 뒤를 이은 박 아무개 장관들은 그들이 섬겨야할 사람이 국민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전혀 도외시했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을 임명해 준 대통령에 충성하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고 사명이라고 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그 책임에 대한 추궁이 따를 것입니다. 그렇게 국민의 알 권리를 주장하던 사람들이 왜 지금은 국민을 우습게 아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장동 게이트’ 누구 말대로 그 추악한 가면 속의 민낯들이 언제든 들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자신할 지도 모르지만 ‘하늘의 그물’은 그물코가 크고 성기지만 절대로 놓치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 그물이 끌어 올려 졌을 때 거기에 걸린 것들을 우리 국민들이 똑똑히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