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대통령의 거동은 '국가기밀'이라는데

마루/時雨 2021. 11. 20. 07:41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성경에 나오는 말씀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요순시대에 요 임금이 궁 밖에 나가 요즘 ‘왕’이 누구인지 아느냐고 백성들에게 물었더니 대답이 그걸 알아서 무엇에 쓰느냐 자신들은 왕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대답을 해서 흡족해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정말 살만한 세상이라면 누구 왕인지 알 필요도 없고 또 자신이 왕이라고 밝혀봤자 백성들이 신경을 쓰지도 않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는 대통령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 “내가 점심 한끼 먹으러 거제까지 갔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전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꺼낸 말이다. 전날 삼성중공업에서 있었던 ‘한ㆍ모잠비크 FLNG선 출항 명명식’ 관련 보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이은 언급이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모잠비크 FLNG선 출항 명명식에 대한 보도는 조금 아쉽다”며 “사진기사 중심으로 보도된 것을 봤지만, 그 내용과 의미가 국민께 잘 전달될 수 있는 기사는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중요한 일정이었는데 언론들이 이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FLNG선이 모잠비크에게 얼마나 중요하면 출항 명명식에 대통령이 직접 아프리카에서 한국까지 그 먼 길을 달려오셨겠느냐”, “나도 모잠비크 대통령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기 때문에 그곳(삼성중공업)에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기꺼이 간 것”이라는 등 명명식이 왜 중요했는가에 대한 말을 이어나갔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이러한 비공개 발언을 전하며 “아쉬움이 많이 담겨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언론과 여러차례 각을 세워왔다. 특히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임기가 중반을 넘긴 이후부터는 정부에 대한 비판적 기사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3년차이던 2019년 1월 8일 첫 국무회의에서 “특별히 당부드릴 것은 국민과의 소통과 홍보다. 성과를 홍보하여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별로 전문성이 있는 소통ㆍ홍보 전담창구를 마련하라”며 언론을 통해 정부의 업적을 적극적으로 알리라고 지시했다.

 

반면 비판적 기사와 관련해선 “정부의 정책을 부당하게 또는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 등의 허위정보가 제기됐을 때는 초기부터 적극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까지 ‘가짜뉴스’로 통칭해 규정했다. 그런 뒤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조직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한 의지로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재갈법’으로 불린 언론중재법 논란이 불거졌던 8월에도 “악의적 허위 보도나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자의 보호도 매우 중요하다. 언론의 각별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며 언론에 적대감을 드러냈다.

 

과거 정부의 임기말을 경험했던 인사들은 ‘언론 탓’을 하는 문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와 관련해 “전형적 임기말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1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임기말 청와대는 귀곡산장(鬼谷山莊)에 비유될 정도로 외롭고 쓸쓸한 공간”이라며 “임기 초에는 사소한 것까지 모두 업적처럼 보도되지만, 임기 말로 갈수록 비판적 지적에 이어 결국 대중의 관심에서 아예 멀어지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라고 말했다. 실제 ‘구글트렌드’를 통해 문 대통령에 대한 검색량을 분석해보면, 이재명ㆍ윤석열 등 여야의 대선후보들의 비해 대중의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 확인된다.

 

15일을 기준으로 한 문 대통령의 검색량 지표는 3포인트에 불과했다. 각각 19와 12포인트를 기록한 여야 후보들에 대한 검색량과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지난 3개월간의 검색량 평균지표는 문 대통령이 6포인트,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16포인트와 11포인트였다. 취임 직후였던 2017년 5월 문 대통령의 구글트렌드 검색 지표는 100포인트였다.

 

이 전 수석은 “21일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한다고 하는데,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선거를 석달 앞두고 이러한 대대적 행사를 했던 적이 없었다”며 “모든 대통령들은 임기 말에 ‘국민들이 내 업적을 잘 몰라준다’는 원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행사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국민들이 임기말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말은 업적의 자랑이 아니라 5년간 국정운영의 한계 등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라는 점을 인식해야한다”고 말했다.>중앙일보, 강태화 기자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문화공보부’라는 것이 있었고 ‘국정홍보처’는 없었습니다. 그 ‘국정홍보처’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만들 걸로 기억합니다. 대통령이 하는 일들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라고 만든 걸로 압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국민소통수석' 자리를 만들어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자기 측근을 앉혔습니다.

 

청와대에 대변인이 있는데 이 국민소통수석은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 궁금합니다, 소통은 당사자끼리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은 대통령이 할 일이지 소통수석이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누구나 다 자기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수행하면 되는 것이지 그것을 굳이 남에게 알릴 필요는 없을 겁니다. 잘하지 못한다고 욕을 먹는 사람이 혹 무슨 일을 하나 잘하면 그것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게 잘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꼴불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많은 것들이 다 국가기밀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아 서운했다면 그거야말로 어불성설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