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時雨 2022. 11. 10. 06:07

 

  반려동물이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해괴한 얘기에 잠시 놀랐습니다. 물은 물건을 가르키는 말일진대 개를 물건이라고 해도 되나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하루 전날에 임명한 대통령기록관장이 만든 꼼수가 아닐까 의구심이 듭니다. 이 사람에 의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가져가는 개의 관리비가 문서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 관장과 협의해서 필요한 경비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청와대 개 두 마리를 가져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경비 중에는 개를 사육할 인원의 경비도 포함이 된 것 같으니 데려가도 사육사가 키울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법제처에서 제동이 걸리니까 그냥 돌려보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친문(親文) 진영은 책임을 현 정부에 돌리기 시작했다.

 

‘정부가 법령 개정을 지연한 탓에 문 전 대통령이 개를 데리고 있는 자체가 위법인 상황’이란 논리였다.

 

사실과 달랐다. 현행 법령에도 전직 대통령 비서실이 대통령 선물인 동물을 이관받아 관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현행법령에 없는 것은 ‘예산 지급’ 조항이었다.

 

8일부터 국회의원을 포함한 친문 스피커들이 잇달아 문 전 대통령의 파양 두둔에 나섰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풍산개들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애초에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 아니었다면 문 전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새 대통령이 (풍산개 관리를) 부탁하고 그 약속을 바탕으로 합법적인 근거를 관련 부처가 만들겠다니 위탁을 승낙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는 이 간단하고 분명했던 약속을 아직까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비슷한 글을 썼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당초 풍산개들을 양산에 데려간 배경에 대해 “이는 기록관으로 이관되어야 할 ‘기록물’의 범주에서 동물은 제외하는 등의 법령 개정을 전제로 한 전임 정부와 현 정부의 약속이었다.”며 “법개정이 없이는 기록물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료값’ 운운하면서 비아냥대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치사함을 가려보려는 꼼수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행 법령은 이들 주장과 다르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 3(대통령선물의 관리)에는 ‘대통령선물이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것인 경우에는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이미 존재한다.

 

실제로 문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5월9일) 자신이 임명한 대통령기록관장과 작성한 협약서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을 풍산개 수탁 ‘기관’으로 명시해 놨다.

 

그럼에도 친문 진영이 ‘정부가 지연하고 있는 법령 개정’이란 해당 조항 다음에 들어갈 신설 조항을 가리킨다. 대통령기록관 주도로 작성됐던 입법예고안(案) 신설조항에는 이런 문장이 들어가 있었다.

 

‘대통령기록관의 장은 수탁 받은 기관 또는 개인에게 예산의 범위 내에서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사료비 35만원, 의료비 15만원, 사육·관리 용역비 200만 원 등 세금 총 250만원을 매달 지원하는 계획안까지 짰다가 현 정부에서 제동이 걸렸다.>조선일보. 정상진 기자

 

  짜고 치는 고스톱도 이정도면 참 훌륭한 일이라고 봅니다. 전직 대통령에게 무슨 얘기만 나오면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서 설레발을 치는 무리들이 오히려 국민들을 더 짜증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제 그만들 하자”며 최근 불거진 ‘풍산개 반환’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9일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하게 됐을 때 청와대, 행안부, 대통령기록관은 고심했다.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된 초유의 일이 생겼고, 대통령기록관은 반려동물을 관리할 수 있는 인적·물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고심의 핵심은 ‘반려동물에게 적절한 관리방법이 뭘까’라는 것이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선물 받았던 풍산개가 시간이 흐른 후 서울대공원에 맡겨진 것에 대해 반려동물에게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그같은 방식의 관리는 적절하지 않다는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세 기관은 협의 끝에 풍산개들을 양육해온 퇴임 대통령이 이후에도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아 양육을 계속하기로 하고, 다음 정부에서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을 개정해 대통령기록물을 국가기관이 아닌 제3자에게 관리 위탁할 수 있는 명시적 근거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관리를 위탁한 후 사후에 근거규정을 갖추기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침 윤석열 당선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계속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준 덕분이었다.”며 “나로서는 별도로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풍산개 세 마리의 양육을 더 맡는다는 것이 지원이 있다 해도 부담되는 일이었지만, 그동안 키워온 정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감당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6월 정부가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개정이 무산된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명시적인 근거규정의 부재가 잠시가 아닌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통령 기록물인 풍산개 세 마리를 전임 대통령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겼고, 그같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논란의 소지가 더 커질 것이다. 지금의 감사원이라면 언젠가 대통령기록관을 감사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해결책은 간명하다. 관리위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풍산개들을 원 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자고 했더니 모 일간지의 수상한 보도를 시작으로 순식간에 문제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왜 우리는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이처럼 작은 문제조차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흙탕물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 이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해서 뭘 얻고자 하는 것인지 재주가 놀랍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과 함께 제기된 ‘사료값’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과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으니, 지난 6개월 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입양과 파양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다. 반려동물들이 명실상하게 내 소유가 되어 책임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기록물에서 해체해 소유권을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는 것을 밝혀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들 하자.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라며 “또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차제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서울신문. 김채현 기자

 

  6개월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는 전 대통령의 말씀을 보고는 정말 아연실색했습니다. ‘개 팔자가 아무리 상팔자’라고 해도 대통령이 애지중지할 때는 청와대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개였을 것인데 이젠 주인이 대통령 직을 떠나니까 개도 오갈 데가 없어지나 봅니다.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그 풍산개가 김정은이가 보낸 선물이라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애지중지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인데 그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그냥 대통령기록물로 남겨지는 것인 줄을 몰랐을 겁니다.

 

그런 개들을 무상으로 6개월이나 양육하신 문재인 전 대통령께 진심으로 고마워하실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긍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