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자동차 사고는 났는데 운전한 사람은 없다

마루/時雨 2024. 11. 27. 05:56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 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2002년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의 비리를 파헤친다며 KBS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해 당시 시장을 취재했다가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은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다이후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이 사건에서 누명을 썼다고 했다가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다시 기소되자 재판 과정에서 김 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사건이다.

 

김씨는 위증 혐의를 인정했고이 대표가 위증을 요구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나왔다그런데 법원은 김씨의 위증은 일부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선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했다부탁하지 않는데도 남을 위해 법정에서 거짓 증언이라는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있을까판사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인데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김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성남시와 KBS 간에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아가자는 협의가 있었다고 증언해달라고 했다이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김씨가 내용을 아는 게 없다고 하자 이 대표는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라고 했다.

 

실제 김씨가 그런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해 이 대표는 검사 사칭 누명 허위 발언으로 기소됐던 사건에선 무죄가 확정됐다그런데도 재판부는 통상적인 증언 요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기억이 안 난다는 사람에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증언해달라고 한 것을 통상적인 증언 요청이라 할 수 있나.

 

이 대표는 김씨에게 자신의 변론요지서도 보내줬다그에 맞춰 증언해달라는 요청이라 할 수 있다위증 교사 범죄의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김씨로부터 진술서 초안을 받아보고는 좀 더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게 써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전달하기도 했다재판부는 이 부분도 방어권의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이런 식으로 판단하면 앞으로 웬만한 위증 교사는 처벌하기 힘들 것이다.

 

지난 정권 때 대법원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선거 토론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허위 발언을 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TV 토론에서는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황당한 판결이었다이번 판결도 비슷한 점이 있다항소심에서는 어느 쪽이든 편견 없이 사실에만 입각한 판결이 나왔으면 한다.>조선일보사설

 

  출처 조선일보오피니언 사설거짓 증언은 있는데 시킨 사람은 없다는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