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렌즈들

  사진기 시장이 온통 디지털로 바뀌다보니 이젠 필름사진기와 수동초점 방식 렌즈는 점점 보기 드물게 변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회현동의 사진기점에 갔다가 피부로 와 닿는 현상을 보았습니다. 제가 매우 비싸게 구입했다가 얼마 전에 내어 놓은 라이카 r 180/3.4 APO 렌즈를 여러 개 가지고 있던 곳인데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180/2.8만 여러 개 가지고 있어서, 요즘엔 라이카 렌즈가 안 들어오냐고 물었더니,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과 중국인 때문에 나가는 것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 그나마 M 렌즈는 새 제품이 계속 나오고 있어 신제품이라도 있지만 R 렌즈는 현재 생산이 안 되는데다가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한국에 들어와 많이 사가서 별로 가진 것이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이미 충무로에서 나온 얘기이긴 했지만 이제 구형 렌즈들은 구하기가 더 힘들어지나 봅니다. 필름사진기도 많이 매물로 나오더니 이젠 좀 뜸해졌는데 예전엔 다 아프리카로 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젠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다 흘러가서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렌즈 만듦새로 보면 요즘 자동초점 렌즈보다 예전의 수동초점 렌즈들이 훨씬 뛰어난데 다 사라져가나 봅니다. 하긴 필름사진기를 쓰지 않는 세상으로 가고 있고, 자동초점이 편리하니 굳이 수동초점 렌즈를 쓸 필요야 없겠지만 아쉬운 생각도 많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