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4. 08:56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요즘 문재인 정권의 책임자들은 사과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철면피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언론이나 야당, 국민들이 정책이나 인물에 대해 지탄을 해도 다들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목에 힘을 주고 큰소리를 치는 것이 예사입니다.
엊그제 김 아무개 국토부 장관이 나와서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다 작동하고 있다는 말로 국민의 공분을 사자, 그가 속한 당 대표라는 자가 '송구스럽다'를 반복했다는데 뭐가 뭐 때문에 '송구스럽다'는 것인지 공허한 이야기였습니다.
<미국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아론 라자르가 1,000건 이상의 사과 사례 분석 등을 토대로 쓴 저서 ‘사과에 대하여’에 따르면, “사과의 기본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이 없다면 사과는 시작조차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쿨하게 사과하라’의 저자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사과의 핵심은 ‘아이 엠 쏘리(I’m sorry)’가 아니라 ‘아이 워즈 롱(I was wrong)’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과할 때 '미안하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사과의 언어는 ‘내가 잘못했어’로 시작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사과할 때는 책임 인정이 전제가 돼야, 피해를 어떻게 복구할지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깨끗이 잘못을 인정하려면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ㆍ미디어학부 교수는 “내가 어떤 일을 했는데 거기서 무엇이 잘못됐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잘못한 사실에 대한 구체적 진술 없이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면 오히려 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성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도 "소비자들이 많은 정보를 취득해 검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투명성이 전제되지 않은 사과는 제대로 된 사과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실패한 사과에는 공통점이 있다. 해서는 안 될 말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잘못을 축소하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경중에 관계 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되려 피해자의 반발을 샀다. '경중에 관계 없이'란 말이 문제였다. 피해자는 다음날 입장문을 통해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였다. ’경중과 관계 없이’라는 표현으로 내가 유난스러운 것으로 비칠까 두렵다"고 밝혔다.
'불쾌했다면 미안하다'는 식의 조건부 사과도 피해야 한다. 피해자를 속 좁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는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조건을 달면 진정성이 떨어진다. '당신이 이 정도쯤은 포용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인데 아닌 건가'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만희 신천치 총회장도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사과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김준익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런 일이 생겨 유감이다’ ‘의도치 않게’와 같은 표현들은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변명으로 범벅이 된 사과와 엉뚱한 대상에게 한 사과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피해자들과 충분히 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TV 등을 통해 대중에게 먼저 사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항상 피해자를 중심에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사과할 일이 생겼다면, 법인 명의로 사과문을 내는 것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부담스럽더라도 기업 대표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좋은 일이 있을 땐 앞에 나서다가 위기 때는 꽁무니를 뺀다면 소비자가 모를 리 없다”며 “대표가 직접 사과하는 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사과가 필요한 이유는 갈등을 풀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과를 받는 쪽은 용서를 함으로써, 사과를 구하는 쪽은 용서를 받음으로써, 양쪽 모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사과는 종종 신뢰 회복과 성장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전성률 서강대 교수는 “사과할 일이 생겼을 때 이를 잘 처리하면 불만이 가득했던 고객이 충성 고객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며 “진심이 담겨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사과할 때 진정성을 내려놓고 기술적인 측면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중요한 것은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인데, 사과문을 잘 쓰는 쪽으로만 머리를 굴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영욱 이화여대 교수도 “진정성이라는 것은 듣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일시적으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한국일보, 채지선 기자.
어느 정권도 어느 정책도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잘하는 사람도 신이 아닌 이상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인데 그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날마다 부끄러운 일 투성이여서 늘 사과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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