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2020. 11. 12. 10:04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지난해 수많은 논란을 낳으며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조국 사태’ 관련 검찰 수사 내용이 한 해 수사 결과를 정리하는 ‘검찰연감’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당한 논란과 큰 반향을 일으켰던 사건을 제외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조처라는 평가다. 검찰연감 작성에마저 정치적 논리가 작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세계일보가 11일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0년도 검찰연감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주요 사건 목록에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 및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은 중앙지검의 주요사건 목록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법원·국세청 정보화사업 관련 비리사건 △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뇌물 사건 등 10건을 제시했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은 수사 결과 발표문도 수록했다.

 

대검은 매년 검찰연감을 발표하면서 전년에 있었던 지검·지방청에서 수사했던 주요 사건의 목록과 내용을 싣는다. 올해 연감에는 지난해 14곳의 지청과 15곳의 지방청에서 수사한 사건 중 71건을 수록했다.

 

이 71건에 ‘조국·정경심 관련 의혹’ 수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상당했고 현 정권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대립이 시작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역대급의 인력을 투입해 관련 수사를 진행했고, 정 교수를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기소했다. 지난 5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리 사회 공정과 신뢰, 법치주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정 교수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에 정 교수 측은 검찰 수사가 “조 전 장관 낙마를 위해 그 가족을 상대로 한 전형적 표적 수사”라고 반박하는 등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대검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은 당시 수사와 관련해 “저 개인적으로는 인간이기 때문에 굉장한 번민을 했다”면서 “솔직히 검찰조직의 장으로서 내가 조직에 불리한 선택을 했구나 하는 후회도 든다”고 토로했었다. 그만큼 쟁점이 되는 사건이다.

 

검찰연감은 각 과별로 주요 사건 내용을 취합해 전체 내용을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검사는 통화에서 “그게 빠지면 무엇이 들어가느냐”며 “연감을 못 봤는데, 잘못 본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조국 사태와 달리 대검은 지난해 상당한 정치적 후폭풍이 일었던 청와대 특별감찰관 감찰무마 의혹 사건은 주요 사건 목록으로 수록해 대조를 이뤘다.

 

해당 사건은 서울동부지검 주요 사건 목록에 올라갔다. 대검은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익명처리해 피의자로 적시했다.

 

피의사실 요지에선 “피의자들이 공모하여 유재수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감찰 진행상황 및 비위 혐의를 보고받고도 진행 중이던 감찰을 중단시키고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했다”고 적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며 조 전 장관은 재판에서 “감찰 건이 아주 작은 사안에 불과해 깊은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은 검찰연감의 축사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윤 총장은 연감 발간사에서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형사 법집행 권한을 국민을 위해 정말 필요한 곳에 행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추 장관은 “이번 연감 발간을 계기로 검찰이 지난 한 해 동안 국가와 국민에 기여했던 점과 부족했던 점을 돌아보고 더 나은 검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세계일보, 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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