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외교관들

2021. 3. 28. 07:55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인 여성 4명이 숨진 애틀랜타 총격 사건 현장을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인 희생자 4명 중 3명의 장례식이 이미 치러졌는데도, 이 대사는 어떠한 장례식에도 직접 참석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애틀랜타 등에서 열리는 추모 집회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

 

특히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은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삼은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는 사건이 발생했던 애틀랜타를 넘어 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 등 전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해 미국에 나와 있는 주미대사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이 대사는 사건 발생 이후 11일이 지난, 27일(현지시간) 현재까지 한인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주미대사관은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은, 주미대사관이 아니라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전적으로 책임을 맡아 사고 수습을 맡았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은 또 “지난 25일 워싱턴 인근에서 있었던 한 한인 희생자의 장례식에 워싱턴 총영사가 대신 참석해 애도를 표했으며, 이 대사 명의의 조화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주미대사관은 이어 “사건 발생 이틀 뒤였던 지난 18일 이수혁 대사가 ‘주미대사관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계 겨냥 혐오범죄를 강력히 규탄하며, 각종 혐오범죄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해명했다.

 

 

이스라엘 대사는 유대인 표적 총격 사건 때 현장 누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 사흘 뒤였던 지난 19일 애틀랜타를 급히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인 등 아시아계 인사들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민은 “바이든 대통령도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증오 범죄를 규탄했다”면서 “이 대사는 도대체 무슨 일이 그렇게 바쁘길래 애틀랜타를 한 번도 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사의 행동은 2018년 10월 27일 발생했던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기난사 사건 당시,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했던 대응과도 크게 비교된다.

 

‘반(反) 유대주의’ 총격범의 총격으로 11명이 숨지면서 미국 사회와 유대인 공동체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더머 당시 주미대사는 피츠버그에 머물면서 사건 수습에 주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도 사건 발생 사흘 뒤였던 같은 달 30일 피츠버그를 찾았다.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했던 인사도 더머 대사였다. 더머 대사는 피츠버그에서 열렸던 희생자 추모 행사에도 참석했으며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반 유대주의’를 강하게 비난했다. 더머 대사는 “반 유대주의는 (미국 내의) 우파와 좌파 모두에서 나온다”고 직격탄을 날려 선을 넘었다는 비판까지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사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 수습 과정에서 부실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 대사는 애틀랜타를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바이든 대통령이 애틀랜타를 방문했을 때도 현장에 없었다. 한인 희생자 장례식도 불참했다. 애틀랜타 등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형식의 추모집회에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교민들 “바이든도 왔는데, 이 대사는 뭐 했나”

 

이 대사의 무대응 논란에 대한 교민사회의 불만은 확산되고 있다.

애틀랜타 지역의 한 교민은 “이번 사건은 한인 여성 4명이 사망한 데다 범행동기가 아시아계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커 슬픔과 불안감은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 교민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를 비판했을 때 위안을 느꼈다”면서 “이 대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다른 교민은 “이수혁 대사가 직접 애틀랜타 총격 사건 현장을 방문해 한인 유가족이나 교민사회를 한 번이라도 위로했더라면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애틀랜타 중심부에 위치한 두 곳의 스파에서 일하던 한인 여성 4명이 숨졌다. 한인 희생자 중 3명은 미국 국적을 취득했고, 1명은 한국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망자는 8명이었고, 이 중 아시아계 여성은 6명이었다.

 

그러나 사망한 한인 여성들의 국적 여부를 거론하는 것 조차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인 단체 관계자는 “한국 정부는 미국 국적을 취득한 한인들도 한국을 위해 대미 외교에 힘 써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도움을 부탁할 땐 미국 국적을 따지지 않고, 조문을 할 땐 한국 국적이냐, 미국 국적이냐를 따지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교민들, 추모집회 등 계속…“아시아계, 각성의 시간”

 

애틀랜타 한인회 관계자는 “희생자 3명에 대한 장례식은 이미 치러졌다”면서 “나머지 한 명의 장례식은 사정이 있어 조금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을 돕는 한인들은 희생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윤철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사건 수습과 장례식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등에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아시아계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촛불집회 등이 계속되고 있다. 애틀랜타 중앙교회 한병철 목사는 “이번 총격 사건은 한인들을 포함한 아시아계에 큰 슬픔과 충격을 던졌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이어 “한인들에겐 ‘각성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미국 사회에서 ‘조용한 소수’에서 ‘책임 있는 소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목사는 “한인 추모 집회에는 한국인은 물론, 중국인·베트남인·필리인들도 참여하고 있다”면서 “슬픈 사건을 겪으면서 아시아계가 단합하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국민일보,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출처 : [단독] 한인여성 4명 숨졌는데..이수혁 대사, 총격현장·장례식 한번도 안 갔다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 오판과 편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들더니  (0) 2021.03.30
586그룹?  (0) 2021.03.29
우리 한국군이 '올드 패션'이라니  (0) 2021.03.27
청와대 낙하산  (0) 2021.03.26
눈 가리고 아웅하고  (0) 202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