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그래서

2021. 5. 15. 07:3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저는 어제 대전에 가서 두 친구와 만나 셋이서 고등학교 때 은사님을 뵙고 왔습니다. 올 해 연세가 82세가 되신 우리 선생님은 제가 고등학교 다닐 적에 2학년, 3학년 두 해를 담임을 하셨고 영어를 가르쳐 주신 분입니다.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선생님은 늘 우리에게 거울이셨습니다. 작년에는 음식점에서 다섯이서 선생님을 뵈었는데 선생님께서 사모님 병구완을 하시느라 20여 년 세월을 무척 힘들게 보내셨다는 것을 알고 우리 제자들이 숙연했었습니다.

 

어제는 선생님 댁으로 갔는데 몸이 편찮으신데도 불구하고 진수성찬을 차려주신 사모님 덕분에 셋이서 소주 여섯 병을 가볍게 비우고 행복한 기분으로 나왔습니다. 우리 선생님은 술도 담배도 안 하시는데 우리는 그 영향으로 친구들이 다 담배를 배우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제가 기억하고 연락이 되는 세 분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문자로 올렸습니다. 저도 며칠 전부터 우리 졸업생들과 술자리를 하고 많은 전화와 문자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고교 교사, 특히 제가 근무했던 영일고의 교사여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저는 이제 정년퇴임을 한 전직 교사이고 현재는 그냥 아저씨입니다.

 

<15일 제40회 스승의 날을 맞은 교육계가 최근 여러 현안을 둘러싸고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학교 밖 전문가를 한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에 대해 교사의 지식전달을 중요하게 본 정부와 '교사는 지식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교원단체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국회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원자격증이 없는 인력을 기간제 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추진계획에 있는 내용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과목 개설은 필요하지만, 교사 자원 확보가 어려운 경우 교원 자격이 없는 박사급 전문가가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원의 전문성은 물론 교육에 대한 소명 의식, 학생에 대한 이해와 수용력 등 교원이 가져야 할 학생 교육에 대한 특수성을 완전히 무시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전국 교원 9천210명을 대상으로 해당 개정안에 대해 설문조사 했더니 이 중 95%가 반대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내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별채용 의혹에 대한 공수처의 '1호 수사'를 두고서도 교육계 의견은 엇갈렸다. 교총 등은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은 공수처를 연일 규탄했다.

 

교총은 "누구보다 깨끗하고 공정해야 할 서울 교육의 수장이 특혜 채용의 의혹을 받고 권력형 비리를 다루는 공수처의 첫 수사 대상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유감스럽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전교조 등으로 구성된 서울교육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는 "사법개혁을 위해 앞장서야 할 공수처가 1호 수사대상으로 만만한 교육계 사안을 잡았다"고 규탄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2018년 서울 특별채용 사안은 특별채용 제도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공개 전형 형식의 적법성을 준수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공수처 수사에 유감을 표했다.>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물론 ‘스승의 날’이 교사의 날은 아닙니다.

다만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이런 낯 뜨거운 얘기들이 뉴스에 등장하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예전엔 대통령이나 교육부장관이 ‘스승의 날’ 자기 은사를 초청하는 뉴스라도 나오더니 요즘은 그런 뉴스를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세상에 잘 난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스승 없이도 다 잘 살고 있고 스승의 은혜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교육계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디제이 대통령 시절에 교육부 장관을 시켰던 이 아무개의 역할이 너무 컸던 탓입니다.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아야 하는 곳에 백정을 보내 칼을 휘두르게 만들었으니 그 사람의 책임이 너무 컸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묵묵히 이 나라의 교육을 위해 애 쓰시는 선생님들과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쉬고 계시는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우리 선생님들께서 정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