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6. 06:46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무슨 일이든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이 남보다 ‘못 한다’는 말을 듣는 것은 상당히 기분이 상하는 일일 겁니다. 그래서 남보다 더 잘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남들과 비교하기를 꺼려합니다.
이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직장에 다닐 때는 항상 주변의 다른 학교와 성적 비교, 서울의 유명 학교와 비교를 하는 일이 부담이었습니다. 학교에 대한 평판은 지역 주민들도 예민하지만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면 다른 학교보다 더 나은 성적, 특히 대학 입시성적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학교마다 시험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 비교가 안 되지만 전국 모의고사는 대부분 보기 때문에 모의고사가 끝나고 나면 주관기관에서 각 학교의 성적을 상세하게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합니다. 이게 국가기관은 비교 자료를 주지 않아서 세세한 비교가 어렵지만 사설기관은 좋은 자료를 주기 때문에 학교들 대부분이 이 자료를 가지고 자기 학교와 상대 학교를 비교 분석해서 대책을 세웁니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사설기관 모의고사를 보지 못하게 해서 이 비교는 지금 할 수가 없습니다.
<중·고교생 7명 중 1명은 수학 수업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포자(수학포기자)'다. 특히 남학생은 6명 중 1명이 수포자다. 영어 기초학력 미달은 불과 1년 새 두 배 넘게 늘었다.
지난 2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는 학력 저하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수학의 경우 중3은 13.4%, 고2는 13.5%가 기초학력 미달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영어의 경우 중3 7.1%, 고2 8.6%였고, 국어는 중3 6.4%, 고2 6.8%였다.
학력미달 급증…교육부는 "코로나 탓"
매년 중3과 고2가 치르는 학업성취도평가는 시험 성적에 따라 학생을 '기초학력 미달'(1수준)부터 '우수'(4수준)로 나눈다. 여기서 1수준은 '학생들이 성취하기를 기대하는 지식과 기능을 20% 미만 이해하는' 경우를 뜻한다. 즉 배운 것의 20%도 모르는 정도라는 의미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기초학력 미달은 1년만에 크게 늘었다. 고2의 경우 국어는 4%→6.4%로, 수학은 9%→13.5%로, 영어는 3.6%→8.6%로 늘었다. 중3도 모든 과목에서 학력 미달이 증가했다. 최악의 학력 저하 성적표를 발표하는 날, 교육부는 보도자료 첫 머리에 이렇게 썼다.
“코로나19에 따른 일상적인 학교생활의 어려움으로 학업성취수준 및 학교생활 행복도 등 전년 대비 낮은 경향 확인.”
이후에도 보도 자료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교육부가 꺼낸 대책도 자연스럽게 '대면수업의 확대와 전면 등교'로 이어졌다. 원인을 코로나19에서 찾았으니 대책도 코로나19인 셈이다. 그런데 과연 학력 저하는 코로나19만의 탓일까.
4년째 학력 저하에도 '학생 3%'만 진단
지난 정부 시절인 2012~2016년까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해마다 등락이 있었지만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6%를 넘지 않았다. 그런데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2017년부터 학업성취도평가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전까지는 전국 중3·고2 모든 학생이 시험을 치렀지만 현 정부부터는 전체 학생의 3%만 표본으로 추출해 시험을 치르는 '표집평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표집평가 이후인 2017년부터 추이를 봐도 대체로 미달 비율은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존재하지 않았던 2018, 2019년에도 수학 기초학력 미달이 10%를 넘는 등 학력 저하는 심각했다. 물론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학력 저하가 더 가팔라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코로나19가 없었다고 해서 별 문제가 없었을지 의문이다.
더 두려운 사실은 학력 저하의 구체적인 실태를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현 정부의 학업성취도평가는 3%만 추출해 시험을 보기 때문에 97%는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이 시험은 어느 지역, 어느 학교에 학력 저하가 심한지, 어떤 학생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말해주지 못한다. 정부가 '암 환자가 많아졌다'라고 발표하면서 정작 환자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고 하는 꼴이다.
진단 안 되는데 맞춤형 교육 될까…국회도 뒷짐
지난 정부까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측정하던 평가가 바뀐 이유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진보 교육감들이 이 시험을 '일제고사'라 부르며 폐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학교를 서열화하고 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다. 학교 서열화를 우려한 이들의 요구 탓에 학부모와 교사는 국가 수준에서 아이들의 학력을 측정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교육부는 매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할때마다 반복해서 '맞춤형 교육'을 대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데 '맞춤형'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나온다. 맞춤형 교육을 할만한 인력도, 시스템도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학력 저하에 뒷짐지고 있기로는 국회도 마찬가지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기초학력 보장법'이 발의됐지만 결국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여당이 '기초학력 보장법', 야당이 '학력향상 지원법'을 내놨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력 저하가 코로나19로 더 심화됐지만, 코로나19 핑계만 댈 수도 없다. 교육 당국은 등교 확대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등교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중앙일보, 남윤서 기자
그나마 매 년 전국 중고등학교의 학력 평가가 있었는데 이를 이 정권에 들어와서 폐지했습니다. 교육감들이 그렇게 했다고 하지만 다른 학교와 비교해서 성적이 떨어지는 학교의 교사들도 이 시험 폐지를 적극 주장했습니다. 아는 사람들을 그들이 누구인지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평가를 하지 않는 수업은 하나마나입니다. 가르친 것은 평가를 해야 그 결과가 나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성적은 있으나마나 합니다. 다 100점 만점을 맞는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시험을 보지 않으면 교사들이 제일 편합니다. 비교가 되지 않으니 자신이 하는 일에 신경을 쓸 일도 없습니다. 거기다가 교사에 평가도 하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야말로 꿀직업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교사들을 나태하게 만들고 스스로 퇴보하게 한다는 것을 자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군에서는 지휘관들이 부하 눈치나 보면서 사고만 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평가를 두려워하니 현충일 아침에 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걱정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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