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리스크'때문에,,,

2021. 12. 18. 08:24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리스크(risk)”는 ‘위험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라고 합니다. ‘뿌리’를 뜻했던 그리스어 rizikon은 나중에 라틴어에서 ‘절벽’을 뜻하게 되었는데 이 단어에서 나온 말이 바로 risk(위험)입니다.

 

프랑스어 risque를 거쳐 영어에 편입되었는데, 1655년경부터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위험’을 뜻하는 영어 단어엔 risk 외에도 danger, hazard, peril, jeopardy, crisis 등이 있는데, 물론 이들은 각기 뜻이 다릅니다.

 

해를 끼칠 수 있는 힘을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danger는 정도에 상관없이 그냥 ‘위험한 상태’를 말하고, ‘주사위’를 뜻하는 아랍어 al zahr에서 유래한 hazard는 우연히 발생하는 위험, peril은 아주 큰 위험, jeopardy는 peril과 비슷하지만 상황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위험, crisis는 여러 원인으로 해를 입은 나쁜 상태가 될 결정적인 시기를 뜻하는 말로 쓰입니다.

 

이런 말들에 비해 risk는 개인이 선택해서 그 결과를 책임지는 위험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판에 ‘가족 리스크’라는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은 여전히 오차범위 내 접전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근소하나마 오차범위내에서 ‘골든크로스(지지율 교차)’에 성공한 듯한 조사가 있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전히 간발의 차로 앞서 있다는 조사도 많았다.

 

주 후반을 달군 윤 후보의 ‘부인 리스크’와 이 후보의 ‘장남 리스크’가 향후 여론 흐름에 미칠 영향이 더 중요해졌다.

 

  초접전, 또 초접전

주초 이 후보에게 몇 가지 부정 변수가 있었다. 지난 10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사망으로 대장동 특검이 다시 정국 한복판에 등장했다. 13일까지 3박 4일로 진행한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중 꺼낸 ‘전두환 공과’ 발언 논란도 적잖았다.

 

하지만 12일 발표된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10~11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는 윤 후보 42.0%, 이 후보 40.6%로 오차범위 내 접전세였다. 지난주 대비 윤 후보가 0.8%포인트, 이 후보가 2.7%포인트 각각 상승한 가운데 두 후보 간 격차는 3.3%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오히려 좁혀졌다.

 

하루 늦게(11~12일 조사)집계된 MBC·코리아리서치 결과(전국 성인남녀 1007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p)도 비슷했다. 이 후보 34.5%, 윤 후보 38.7%로 1달여 전 오차범위 밖이던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져 유지되는 양상이었다.

 

  김건희 등장 이후

14일 쿠키뉴스·한길리서치는 이 후보 40.6%, 윤 후보 41.8%라는 조사 결과(11~13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p)를 발표했다. 조사 문항 중 ‘후보·배우자·관련자의 사생활이나 발언이 지지에 미치는 영향’ 질문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66.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영향을 별로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은 32.3%였다.

 

이날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을 피하는 모습이 보도됐다. 다음날(15일) 김씨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지만 해당 이틀 간 진행된 SBS·넥스트리서치 조사(전국 성인남녀 1016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는 이 후보 35.4%, 윤 후보 33.3%였다. 비록 오차범위내지만 순서가 바뀌었다.

 

17일 한국갤럽조사(전국 성인남녀 1000명, 95% 신뢰수준에 ±3.1%p)에선 이 후보 36%, 윤 후보 35%이었다. 2주 전엔 두 후보 모두 36%였다.

 

  ‘가족 리스크’ 안갯속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재명 후보가 상승했다기보다는 윤석열 후보가 하락한 결과로 보인다”면서 “곧바로 이 후보의 아들 도박·성매매 관련 의혹이 터져나옴에 따라 당분간 두 후보 지지율의 오차 범위 접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에게 ‘가족 리스크’가 터진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떤 의혹이 추가로 더 불거지느냐가 다음주 여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윤 실장은 “둘 중 어딘가에서 큰 사고가 나지 않는 한 연말연시는 혼조세”라고 예측했다.

 

중도층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유권자들이 볼 때 이 후보와 윤 후보 중 누가 도덕적으로 더 나은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면서 “현재의 논란이 더 커지든 작아지든 중도층은 후보 선택 기준에서 ‘도덕성’을 제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중앙일보, 심새롬 기자

 

2017년 가을에 티비조선에서 추석 특집으로 “가족이 뭐길래”라는 프로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프로를 본 적은 없지만 명절을 맞이해서 특집으로 방영을 했고 이와 같은 제목의 프로들이 몇 개가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선후보가 가족들 때문에 곤욕을 치루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겁니다. 다른 대선에서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크게 다뤄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형수에 대한 욕설, 아내의 허위 경력, 아들의 도박, 처가의 불법 등 여러 가지 일들이 대선후보를 직간접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그게 과연 어떤 파장을 가져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후보로 등장해서 파헤쳐져서 그 사람들만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의 정말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가족 리스크를 갖고 있다는 것이 현실일 겁니다. 그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족 관계가 더 끈끈한 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