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는 950살, 아브라함은 175년을 살았다는데

2022. 1. 2. 08:45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다 오래 살기를 바랄 거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게 생물이든, 미생물이든 다 오래 살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안 되기에 죽기 전에 자기 후손을 남긴다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라고 봅니다.

 

하루살이는 며칠 살다가 죽지만 죽기 전에 짝을 찾아 자기 DNA를 남기고 죽습니다. 미국의 어느 매미는 17년을 애벌레로 지내다가 성충이 돼서 며칠 살다가 역시 짝을 찾아 DNA를 남기고 죽습니다. 그 DNA를 간직한 알이 다시 성충으로 살아서 그 후손을 남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렇게 생을 마감합니다.

 

태어나면 죽는 것은 숙명입니다. 태어난 뒤에 죽지 않는 것은 없을 겁니다. 호주의 어느 숲의 나무는 5000년 이상을 살아 있다고 하는데 그 나무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겁니다. 불이 나거나 사람의 손에 죽는 것이 아니라 수명이 영원하지 않기에 결국은 죽는 것입니다.

 

옛날이야기에 보면 오래 살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는 950년을 살았고, 아담은 930년을 살았다고 하고 아브라함은 175세로 죽었다고 합니다. 기독교도들은 여기에 나온 것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100살을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의 기록을 보면, 2021년 11월 22일, 필리핀 국적의 프란체스카 수사노가 만 12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는데 그의 별명은 ‘19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1897년 9월11일에 태어난 그는 현재까지 세상에서 제일 오래 산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종전 기록 보유자는 프랑스의 잔 칼망으로, 122년 5개월 14일을 살았다고 합니다. 〈기네스북〉의 기네스는 지난해 9월부터 프란체스카 수사노를 세계 최고령자로 등재하기 위한 검증을 시작했는데 그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이르는 동안 인류는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스페인독감 유행, 두 차례의 세계대전, 최초의 달 착륙,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습니다.

 

지난 12월에 세상을 떠난 중국 운남 지역의 한 노인은 135세를 살은 걸로 얘기하는데 출생연도가 불확실해서 최고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주변 사람들의 증언으로 그가 청나라 시대에 태어나서 현재까지 살았고 그의 출생연도가 기록으로는 남아있지 않지만 확실하게 135년을 살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그는 생일날 생일상을 잘 받고 다음 날 영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103세이신 김형석 선생님을 티비화면으로 몇 차례 뵌 적이 있는데 그런 삶이라면 오래 살아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어떤 싸가지 없는 놈이 그 분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오래 사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를 하면서 사람은 70 ~ 80세가 적당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는데 그런 놈은 일찍 죽어도 괜찮겠지만,  저는 김형석 선생님이 계속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무척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89세의 연세로 세상을 뜨셨는데 어머니만큼만 살면 별로 여한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일찍 떠나도 미련이 남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주변에서 보면 80대 후반에서 90대 중반의 어르신들이 치매가 오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많아서 과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그래도 나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떤 자녀는 그래도 더 오래 사시기를 간절히 바라는가 하면, 또 어떤 자녀는 차라리 돌아가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것이 답인지는 제가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다 낫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옛날 사람들도 삶이 어렵더라도 오래 살기를 바란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죽어서 천당에 간다고 말을 하는데 정말 천당이 있다면 현재의 고된 삶보다 차라리 빨리 천당에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천당을 믿는 종교인이 아닙니다. 죽은 뒤에 어떤 결과가 있는 것인지도 알지 못하고 또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죽은 뒤를 생각하기보다는 살아서의 일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래 살면 자식에게 부담을 불까봐 걱정을 하신다는데, 요즘은 자식들이 늙으신 부모를 봉양할 일도 별로 없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냥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만족하면서 영위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꿈이라고 얘기한다고 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 바랄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나만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주변에 있어야할 사람들이 다 세상을 떠나면 그때는 어떨 마음이 들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엊그제도 그런 얘기를 잠깐 했지만, 멕시코 고산지대의 어느 소수민족은 2000여 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마을과 마을이 떨어져 있어서 다른 마을의 사람들과는 의사소통도 안 된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게 사람이 사는 모습인지 걱정이지만 그곳 사람들은 그런 삶에서 그들만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오래 살고 싶으신가요?

그럼 오래 살기 위해 노력하시면 됩니다. 술, 담배를 끊고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고 몸에 좋은 것은 많이 먹고, 몸에 해가 된다는 것은 먹지 않으면 좋을 겁니다.

 

저도 올 해는 덜 먹고, 덜 마시고 욕심 부리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그게 오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걱정을 주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올 한 해, 또 열심히 살면서 부끄럽지 않은 나날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