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없는 사람

2022. 2. 27. 07:55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진정성”은 ‘진실하고 참된 성질’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다른 곳에는 쓸 수가 없고 사람에게만 쓰는 말입니다. 개나 고양이에게 진정성이 없다는 말을 쓰는 사람도 혹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랄 일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이 '진정성'은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국어대사전>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 고려대 명예교수 황현산은 "이 낱말은 처음 외국어 사전 편찬자들이 서양말 'authenticity'를 대응할 한국어를 찾다가 만들어낸 말"이라고 하면서 "서구어는 어떤 말이나 행위 절차가 공식적 권위를 지녔다거나 말이 사실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지만, 문서가 위조된 것이 아니라거나 골동품이 진품이라고 말할 때도 사용된다"고 했습니다.

 

‘진정성’은 진실한 마음을 의미하는 말로, 진실성이나 독창성을 가진 원본을 의미하는 ‘Authenticity’의 번역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문학 등 주로 예술작품에서 감정의 진실성 등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지만 사람에게도 많이 쓰이는 말로 바뀌고 있습니다.

 

진정성은 대개 리더십의 필수 덕목으로 여겨지지만 자신이 평가할 수 없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진정성을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과 태도를 가지느냐가 중요한데 저는 요즘 대선후보로 나온 사람들 중에 이 진정성에서 아주 두드러지는 한 사람을 보면서 정말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지 의문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폄하 논란에 대해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최근 정의당에 복당한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6일 오후 페이스북에 “저는 어느 대선 후보보다 먼저 명료하게 러시아 침공을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25일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고 말했다. 이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 유명 커뮤니티인 ‘레딧’에 우리나라 대선 토론 영상이 올라왔다”며,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국제적 망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우크라이나 국민께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 후보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전문을 보셨다면 제가 해당 발언 직후에 러시아의 침공을 분명하게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나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제한된 시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드린다”며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고유한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정부의 입장과 노력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의 주권, 독립과 영토보전은 존중돼야 한다”며 “러시아의 침략 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책임질 대통령 후보로서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아울러 러시아가 군대를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위한 국제법의 준수, 평화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우리나라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태를 보며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억제력, 동맹과의 공조와 연합이 중요하다는 점도 깊이 되새겼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토론에 앞서 SNS에 ‘우크라이나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라는 종이 각서 하나를 믿었다’,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신속히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고 하며 불행한 사태를 맞은 우방국 정부를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가슴을 후벼 파는 냉소적 언사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의 처사로 합당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태도가 바로 제가 토론에서 지적한 초보 정치인의 한계”라고 몰아붙였다. 이 후보의 이러한 글에 진 전 교수는 “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다. 지금은 감정이 격해서 입에서 심한 말이 나올 것 같아서 이 정도로 해둔다”는 댓글을 남겼다.

 

진 전 교수는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되어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를 하는 모습, 사랑하는 연인을 전쟁터로 보내며 마지막 포옹을 하는 소녀들의 모습… 전 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보는 장면”이라며 “당신도 인간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후보의 논란이 된 발언과 과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을 나란히 공유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19년 4월 대선 후보로서 투표를 마치고 난 뒤 ‘한국에 대해서 한마디 해주겠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민주국가인 한국은 이웃에 ‘독재국가’(북한)가 있음에도 어떤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국은) 발전할 수 있고 강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크라이나에서 팔리는 한국 상품들도 잘 알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아주 좋은 본보기”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런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니아 국민을 향해 “영웅적 투쟁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마음으로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최근 진 전 교수에게 “우리 품을 떠나게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사과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통령을 선출하는 사람은 투표권을 가진 국민입니다. 저는 우리 국민들이 선출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맞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지하는 후보가 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 다수의 선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후보가 더 낫다는 말을 남에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제가 철이 없을 때는 선거 때마다 남들에게 제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강요했지만 지금은 그런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주 말을 바꾸는 사람을 보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지여부를 떠나서 자기가 한 말을 수시로 바꾸는 사람을 보면서 저런 사람이 어떻게 오랜 시간을 정치를 해왔다고 자랑하는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말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도 하는 일이지만 날마다 자신이 한 말을 바꾸면서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은 결코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런 대통령을 가진 나라는 정말 피곤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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