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끌어내린 국민'을 믿고

2022. 10. 28. 06:18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 야외 계단에서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국민을 믿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자”고 외쳤다.

 

“우리 국민은 가녀린 촛불을 들고 그 강력해 보이던 정권까지 끌어내린 위대한 국민이 아니냐”며 한 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불을 지핀 ‘촛불집회’가 이 대표의 입에서 나온 건 지난 24일 검찰의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이후 이틀 만이다. 정치권에선 “조여오는 검경 수사에 조급해진 이 대표가 장외 투쟁에 돌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전날 국회 본청 내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연 이 대표는 이날 야외로 장소를 옮겼다.

 

이 대표 곁엔 169명의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 전국의 지역위원장 등 약 1200명(민주당 추산)이 함께했다. 국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이래 국회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운집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대정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정부·여당은 상대방을 압박하고 무력으로 지배하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하다”며 “민생 파탄과 국가적 위기를 외면하고 국가 역량을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허비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배·동료 의원, 당원 동지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 저 정권의 폭력을 이겨내자”고 외쳤다.

 

이 대표는 “참으로 한심한 정권 아닙니까” “야당 말살을 위한 정쟁이 중요합니까” 등의 말로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성환 당 정책위의장은 “싸우면서 일해야 할 때다. 주경야독 대신 주경야투를 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이 앞장서 민생을 살리고 야당 탄압도 막겠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연이은 투쟁 발언 등 40여 분간 이어진 행사는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 독재와 공안 통치를 막겠다”(박성준 의원)는 사회자의 말과 이에 호응하는 청중의 “와” 함성으로 끝났다. 이 대표는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지만, ‘장남이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기자들의 질문엔 답하지 않고 떠났다.

 

민주당에선 이날 행사를 두고 “이 대표가 장외로 나가기 위해 지지층을 먼저 움직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당장 계획은 없다”면서도 “장외 투쟁은 언제나 야당이 쥐고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다만 장외 투쟁을 하더라도 ‘원내·외 병행 투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과반 의석의 이점을 살려 원내에서 충실히 활동하되 장외에서도 대정부 투쟁을 벌이자는 것이다.

 

다만 현실적인 투쟁 동력이 크지 않다는 점은 당내 고민거리다. 당내에선 “장외 투쟁을 하더라도 성과를 장담하기 힘든 데다 돌아오려면 또 다른 명분이 필요하다. 황교안 대표의 삭발과 전광훈 목사의 집회 이미지만 남긴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장외 투쟁 꼴을 우리가 겪을 수 있다”(지도부 초선 의원)는 우려가 있다.

 

안병진(정치학)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장외 집회에 한번 나서는 순간 여권은 자극적인 장면만 골라 ‘민주당이 국회를 포기했다’는 공세를 펼 것”이라며 “민주당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생각을 내려놓고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중앙일보. 김준영·강보현 기자

 

출처 : 중앙일보. 이재명, 촛불까지 거론했다 “정권 끌어내린 국민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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