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끝났다』?

2022. 11. 16. 06:12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전문가(專門家)”는 특정 분야의 일을 줄곧 해 와서 그에 관해 풍부하고 깊이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어학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백과사전에 전문가는 무슨 일에 굉장히 정통하며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췄다고 사회에서 여겨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자인 닐스 보어는 전문가란 '아주 좁은 범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오류를 경험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는데이 격언은 학습 분야의 중요한 교훈을 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결국사람은 몇 번이나 오류를 범하면서 올바른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과거에는 전문가에 대한 기준이 느슨했지만현재는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익혀야 하며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도 매우 복잡합니다.

 

전문가는 그 분야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해서 많은 지식을 쌓은 사람들을 가리키는데대개 어떤 지식이 많이 축적되면 그 지식을 학문적으로 엄밀하게 정리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그래서 대개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학계에 있는 학자들그러니까 박사는 되어야 전문가 반열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영역에서 학자가 최고의 전문가는 아닙니다경력이 긴 사람이 방에서 논문 많이 읽은 사람보다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이런 영역 중에는 경력이 긴 사람을 대상으로 자격증 시험을 쳐서 전문가를 뽑기도 하는데기능장이나 기술사 등이 있습니다.

 

자격증학위면허에 관계없이 실력이 좋은 사람도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오랜 기간 동안 갈고 닦은 기술을 생업으로 삼는 전문가는 장인으로 부르는데 특수한 자격증학위면허에 있어 다른 것이 없더라도 전문가로 인정받습니다.

 

이때는 그 실력의 탁월함이 눈으로 구분가든지다른 전문가들에 의해 전문가로 인정받을 때 평판에 의해 전문가로 인정받는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 전문가가 드러나지가 않습니다. 그저 얼치기 전문가인 정치인들이 다 말아먹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정권과 문재인 정권 모두에 걸쳐 부동산 실정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책 중에 <부동산은 끝났다>가 있다.

 

제목부터 자극적인 책의 한 대목이다. “부동산은 경제 정책이기도 하지만사회 정책 나아가 그 자체가 정치이기도 하다.”

 

부동산을 경제가 아니라 계급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게 판단의 기준은 이른바 정의그에게 시장 과열로 일어나는 투기적 현상은 수급과 시장의 심리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경제 행위가 아니라무조건 뿌리 뽑아야 할 사회악이다.

 

김 전 실장에게 쏟아진 무수한 비난 중 이런 표현이 있다. “총 한 번 안 쏴 본 사람이 국방부 장관을 하는 격이다.”(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그가 노 정권 시절 입안한 종합부동산세는 이제는 집값이 내려가는데도 과세 대상자가 늘어나는 괴물이 됐다.

 

정치가 전문성의 영역에 침입하는 것은 정치적 효능의 단맛을 알아서다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복잡한 논의와 절차를 배제하고 특정 세력을 단박에 굴복시키는 위력을 맛봐서다문 정권 들어서 분식회계 사건으로 둔갑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는 가장 전문적 분야 중 하나인 회계에까지 정치가 침범한 사례다.

 

사건의 쟁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여부는 회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사안이다기본적으로는 회계 기준이 종전 한국일반회계기준(K-GAAP)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뀐 상황에서 기업의 회계 원칙 적용의 재량에 대한 회계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른 문제다.

 

이런 고도의 회계적 논쟁거리가 삼성 저격수를 자처하는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이 정권 교체 이후 금융감독원 등을 압박하면서 분식회계 사건으로 대못 박기 한 측면이 강하다.

 

세계적으로도 저명한 회계학자인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아니라 금감원 분식회계 조작 사건에 가깝다며 이런 논리라면 국내 상장사만 해도 수백 개 기업이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정치가 무소불위로 군림하려는 시도는 지금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이태원 참사에 대해 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으로 장외 정치에 나섰다여기서 축구장 압사로 97명이 사망한 힐스버러 참사를 영국인들이 다룬 과정을 보자.

 

이 사건의 최종 조사단은 종교인이 단장을 맡고 조사위원은 정보추적조사 전문가탐사보도 언론인의사경찰범죄학 전문가 등 정치인을 배제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이들이 45만 쪽의 기본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를 벌인 시간만 29개월이다이렇게 해서 나온 결과를 유족들이 이의 없이 수용했다.

 

전문가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차분하고 냉철히 조사해 도출한 결과다. “국민의 도움을 받아 직접 진상규명을 논할 때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에서 그가 말하는 국민은 누구이며 왜 이런 상황에 국민을 끌어들이는지직접 진상규명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광우병 사태를 필두로 성주 사드 기지 전자파 튀김 참외’ ‘멸치 1g짜리 월성원전 삼중수소 괴담’ 등을 보며 우리 국민도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본다.

 

모르면 속는 것이다정치인이 부채질하는 확증편향 오류를 바로잡아줄 사람들은 결국 전문가다. SF 작가 아이작 아지모프의 말대로 민주주의가 나의 무지나 너의 지식이나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전문가의 영역은 전문가에게 돌려줄 때 더 성숙한 사회로 다가설 수 있다.>한국경제윤성민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사이비전문가와 정치인이 판을 치다보니 진짜 전문가가 설 자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천안함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 실제 전문가는 10%도 안 되는 구성이고 그들 전문가의 판단은 정치인들의 주장에 묻혀 얘기가 통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일 겁니다.

 

전문가들에 의해 과학적으로 ‘0%의 가능성도 없다는 결론이 나와도 그게 정치인이 개입하면 개소리들에 의해 묻히고 맙니다그러다보니 정치인들의 입맛에 맞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일이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무슨 문제만 생기면 진영에 몸을 담은 정치인들이 나와서 개판을 칩니다. 그들은 해당 문제의 전문가들이 아니고 말로 먹고 사는 정치인들일 뿐입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국민의 도움을 받아서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말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규명을 내어놓겠다는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 빼고는 어느 대통령 시절이나 다 전문가보다 정치인이 판을 쳤고 그래서 우리가 구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