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9. 07:42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경기도 수원 교구의 모 신부는 남수단에서 의료 선교 활동을 하다 선종한 이태석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 ‘울지 마 톤즈’에 함께 등장했다.
늘 정의의 편인 것처럼 했다. 세월호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에선 “우리 사회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고 은폐와 뻔뻔함으로 일관한다” “예수님은 세상의 위선자들을 꾸짖는다”고 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위한 시국 미사에서 행한 강론 제목은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였다. “인간에게는 양심이라는 빛이 있다”며 “양심은 한 충동이 다른 충동과 맞설 때 더욱더 큰 힘을 발휘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신부가 남수단에 자원봉사 간 여성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려 한 사실이 밝혀졌다. 자신의 비행을 숨기고 양심을 저버린 위선자였던 것이다. 그가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이란 사실도 드러났다. 천주교 신도 모임에서 ‘정의 구현이 아니라 정욕(情慾)구현사제단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는 평소 도덕성을 앞세웠다. “문재인 후보는 극단적으로 청렴하고 도덕적인 사람”이란 지지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 취임 뒤엔 “권력에는 뜻이 없고 연극에 매진하겠다”고 해 박수받았다.
알고 보니 연극 판 권력자였다. 그에게 두 자릿수 배우가 성폭행과 추행을 당하고도 권력에 눌려 침묵했다. 일부는 낙태까지 했다. 진보 문단의 어른으로 대접받던 고은 시인도 미투 사건으로 문단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이런 일이 유독 진보 진영에서 계속된다.
▶민중미술계의 거목으로 활동해 온 화가 임옥상씨가 미투 범죄로 법정에 섰다. 그가 그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 작품은 문재인 청와대 본관에 걸렸다.
임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바로 후회했다”며 “권력의 가장 핵심에 작품이 걸린다는 것 자체가 어떤 프레임에 갇힐 수 있으니까”라고 했다. 이렇게 바른말 내놓고 뒤에선 자신이 운영하는 연구소 직원을 성추행했다.
▶도스토옙스키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양심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인간은 얼마나 추악해지는가’란 문제의식을 담았다. 작품 속 종교재판에서 대심문관은 ‘신이 사라지면 모든 것이 허용 되는가’라고 묻는다.
한국의 ‘민중’ 인사들이 그 법정에 섰다면 뭐라고 대답했을지 궁금하다. 그들이 성폭력 범죄자가 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바탕엔 비판받지 않은 권위, 제멋대로 써도 되는 권력이 도사리고 있다.
‘여성다움이 원순다움’이라며 여성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박원순씨도 서울시장 9년 하면서 그렇게 됐다.>조선일보. 김태훈 논설위원.
출처 : 조선일보. [만물상] ‘민중’ 작가의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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