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DNA?

2023. 8. 20. 08:22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수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은 공적 기부금을 지지자 관리 등 사적 용도에 쓴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고 합니다.

 

19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구청장은 재직 시절 저소득층 지원용 선물을 빼돌려 지지자에게 나눠줬다는 것입니다.

 

유 전 구청장은 명절 즈음인 2018 9월과 2019 1, 구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받은 기부금이나 지정기탁금으로 명절 선물을 구입했는데, 160만원 상당의 추석 선물세트 60, 170만원 상당의 설 선물꾸러미 100개를 사들여 지지자를 관리하는 지인이나 민원인에게 나눠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업무추진비 수천만 원을 허위 명목으로 현금화하고 일부를 여행 경비나 지인 선물, 화환 대금 등 사적으로 쓴 혐의도 조사됐는데, 유 전 구청장은 직원을 시켜 2014 8~12월 총 18회에 걸쳐 허위 격려금·경조사비 명목으로 약 2800만원, 2020 1~2021 5월 약 81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현금화했다고 합니다.

 

유 전 구청장은 2014, 2016, 2019년 공무원 3명에게 도합 5000만원을 받고 승진에 영향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는데, 이들은 5만 원 권 수백 장을 쇼핑백이나 봉투에 나눠 담아 장씨를 통해 유 전 구청장에게 전하거나 돈 봉투를 결재판에 넣어 업무자료처럼 건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씨는 19982002년 구청장을 지낸 뒤 2010·2014·2018년 다시 세 차례 당선된 4선 구청장 출신입니다.

 

민주주의가 정착이 되고 지자체의 장을 선거로 뽑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달라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시대착오적 특권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시대착오적 특권 의식의 소영웅주의가 사회 일각에서 극단화하는 양상이다.

 

교육부의 한 사무관이 교사에게 자행한 황당한 갑질도 가까운 예다. 전국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그는 자녀 담임교사에게 9개 항의 사적인 지침도 내렸다.

 

지시·명령투보다는 권유·부탁의 어조를 사용하라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 듣는다고 했다. ‘인사를 두 손 모으고 고개 숙여 하도록 강요 말라’ ‘또래와 갈등 때는 철저히 편들어 달라 등의 요구도 했다.

 

그런 지침 편지를 다른 공무원들도 보는 공직자 통합 메일로 보낸 행태는 특권 의식이 도()를 넘어, 사리 분별력조차 잃은 결과일 것이다. 그 사무관뿐만이 아니다.

 

운동권 출신을 훈장으로 삼는 정치권 소영웅주의도 심각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대표적이다. 딸 조민 씨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의 입시 부정 혐의로 검찰이 불구속 기소하자, 그는 페이스북에 차라리 옛날처럼 나를 남산이나 남영동에 끌고 가서 고문하길 바란다고 썼다.

 

공범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면서, 권위주의 정권 때 악명 높던 서울 남산의 국가안전기획부와 치안본부 산하 남영동 대공분실을 들먹여 정치 탄압의 희생양처럼 행세한다.

 

조민 씨가 기소된 다음 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운동권 출신의 정청래 최고위원이 조 전 장관 가족이 조선 시대 무슨 사화(士禍)라도 일으켰느냐. 멸문지화를 시키니 윤석열 정권은 시원한가. 하늘의 노여움이 국가 폭력을 심판할 것이라며 엉뚱하게 조 전 장관을 감싼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역시 운동권 출신인 서영교 최고위원이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이 해도 너무한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한다며 검찰을 매도한 것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대학원 재학 당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에 가담한 조 전 장관은 울산대 교수이던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었다.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6개월 수감 끝에 풀려났다.

 

그 직후에, 그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그동안은 자본주의의 민주주의로만 간주해왔다. 그러나 민주적이라고 하는 개념에는 사회주의의 민주주의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이제 딸의 기소에 직면해 나를 고문하길 바란다는 그에 대해, 야권에서조차 독립운동이라도 하는 줄 아는 모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운동권 출신으로, “유엔군사령부는 족보가 없다. 남북관계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소영웅주의 행태가 조 전 장관과 유사하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기의 돈 봉투 불법 살포 몸통 의혹을 받는 송 전 대표는 소환 통보도 없는 상황에서 검찰에 출두하는 쇼를 하면서 나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의 사무처장을 지낸 민경우 씨는 송 전 대표와 조 전 장관을 싸잡아 공안기관에 탄압당하는 희생양이라는 민주화 세력의 서사(敍事)를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이 가졌던 망상(妄想)을 나이가 들어서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도 개탄했다.

 

왕의 DNA’ () 특권 의식에 빠진 운동권 출신의 소영웅주의는 청소를 서둘러야 할 쓰레기. 방치하면 더 썩고, 주변도 더 오염시킨다. 다시는 공직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막아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주대환·함운경·민경우 씨 등이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끼치는 해악을 더 두고 볼 수 없다. 운동권이 만든 쓰레기는 운동권이 치워야 한다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 결성에 나선 배경도 달리 없다.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인 주 씨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과 1979년 부마민주항쟁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함 씨는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 위원장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을 했으나, 현재 전북 군산의 생선횟집 네모선장 사장이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친일파가 세운 나라라는 운동권 출신의 빗나간 역사관과 세계관 등을 설거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민주화운동동지회 발기인 대회가 광복절 제78주년인 오는 15일 열린다. 많은 국민이 주목하고 성원해야 마땅한 일이다.>문화일보. 김종호 논설고문

 

  출처 : 문화일보. 오피니언, 시론. ‘왕의 DNA’ 특권 의식 청소할 때다

 

  소위 민주화 세력이라는 사람들이 더 꼴불견인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대학 다닐 때 데모 몇 번 한 것을 영원한 훈장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출세의 발판으로 삼더니 이제는 권력의 핵심 세력이 되어 전횡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에 몸에 무슨 민주화DNA가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툭하면 DNA타령을 일삼는 것이겠지요. 왕의 DNA나 민주화 DNA나 다 시대착오적 망상이고 그런 망상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을 뿐입니다.

 

분노유발자가 한두 명이 아니지만 여기에 거론된 사람들도 이 짜증나는 더위에 더욱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빨리 가을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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