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윤석열'답지 않은

2024. 1. 20. 07:18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사이에 갈등 조짐이 이는 가운데국민의힘 지도부는 19일 갈등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합니다.

 

이날 서울 중구 한 행사장에서 열린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명품백 의혹에 대해 그 이슈에 관한 저의 입장은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렸다며 더는 다른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국민께서 걱정할만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윤재옥 원내대표는 명품 수수 의혹이 '정치 공작'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고 합니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의원총회에서 본질을 잊어버리고 이야기하다 보면 정치공작을 한 사람들의 노림수에 말려드는 것이니 본질을 정확하게 알고 응답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원내대표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두 사람 다 틀린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자기들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구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현실을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거기다가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대통령실과 대통령이 지금처럼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거라는 생각입니다.

 

  <새해는 지독한 암연(暗然)이다가늠키 어려울 만큼 세계가 흐리고 어둡다.

 

공포의 원천은 불가측성이다전쟁경제기후환경 등 위험요인이 예측관리 수준을 크게 넘었다수 세대의 경험이 쓸모없어진 상황에서 필요한 건 새롭고 정교한 생존기술이다정치가 그 중심이다올해 각국의 정치교체개혁의 결과가 어느 때보다 해당 국가의 미래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것이다.

 

새해 벽두 짧은 글에 한가한 공론을 늘어놓은 이유는 한국정치를 대비시키기 위해서다우리 정치가 절망적인 건 거꾸로 예측 가능한 확실성 때문이다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를 전혀 기대할 수 없어서다.

 

누가 더 싫은가가 기준이었던 대선 선택양상이 하나도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 총선까지 왔다지난 2년 여야 양대 진영 어디도 매력조건을 만들지 못했다선택이 괴로운 정치적 혐오층부유(浮遊)층만 잔뜩 늘려 놓았다.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안 됐지만 민주당은 거론 대상이 못된다대선 이후 이재명 대표 보호와 그의 권력의지를 떠받친 역할 외엔 기억할 만한 행적이 없다생존에 급급한 이 대표는 그사이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를 포함한 정치적 자산을 거의 잃고 적대적 공생에 기대는 상황이 됐다.

 

이 대표는 더는 자생 가능한 독립변수가 아니다윤 대통령이 못하면 살고잘하면 죽는 종속변수다좋든 싫든 우리 정치의 미래를 윤 대통령에게라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윤 대통령의 문제는 뻔한 정답을 피하는 것이다쉽고 간단한 문제에도 도무지 정답을 쓰지 못하는 학생이라면 둘 중 하나다정말 모르는 학습지진아든지틀린 제 답만 고집하는 저항성 독불장군이든지어느 쪽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다그에겐 권력행사가 정치였다정부 인사당직 개편참사 수습특히 김건희 여사 관리문제에서 누구나 아는 정답을 줄곧 피해 갔다공정과 상식을 몇몇에라도 적용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것도 한계에 왔다국가장래나 민생과 무관한 대통령 부인의 처신 문제가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현안이 된 현실은 기막히다막중한 국정 대신 왜 사소한 문제에 집착하느냐고 한다면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중정서를 직접 건드리는 효과가 크지만 사실은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불공정비상식책임방기불통 같은-이 모두 응축된 상징 사안이 된 때문이다그래서 다행일 수도 있다가중치 높아진 이 문제만 제대로 풀면 전체 성적을 크게 올릴 수 있다는 뜻이므로.

 

대선 전 연말 윤 후보는 부인의 허위이력 등에 대해 사과했다사과 같지도 않다는 혹평으로 당장 여론에 크게 반영되진 않았으나 어쨌든 이 문제는 대선이슈에서 지워졌다간발의 승부에서 부인 이슈가 계속 갔다면 결과는 몰랐을 일이다더욱이 그때는 지엽적 문제였다.

 

우회로로 여겼을 한동훈 효과도 차츰 빛이 바래가고 있다김 여사 문제 빼고 언저리만 도는 인상 때문이다과감히 대들라는 제언도 많지만 무리한 주문이다. 3년 이상 임기가 남은 대통령을 밟고 앞날을 도모하긴 어렵다.

 

이 문제는 그래서 온전히 윤 대통령 소관이다한동훈도 살고총선도 성공하고그래서 정권도 살리는 방책이 뭔지는 분명하다더불어 시대적 책임의식을 갖고 국가와 국민을 존중하는 지도자로 남으려면.

 

윤 대통령은 이번만큼은 서둘러 정답을 쓰기 바란다특검 수용하고 사과하고 제도적 재발방지책을 복원하고…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머뭇거릴수록 해법은 엉키고 우리 정치와 국가미래는 퇴행과 답보의 악순환에 갇힌다예측 가능한 뻔한 앞날이다.>한국일보이준희 고문

 

   출처 한국일보오피니언 이준희 칼럼온전히 윤 대통령이 풀 일이다

 

   ‘제궤의혈(隄潰蟻穴)’, 큰 뚝도 개미의 구멍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저들의 정치공작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다가 그 가벼운 생각이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이 상황을 빨리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뿐입니다더 늦기 전에 상황을 설명하고 국민께 사과하는 것만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일 것입니다소를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하나마나한 일입니다.

 

소를 잃기 전에 빨리 외양간을 고치는 일은 지금 바로 윤석열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국민들이 이재명이 아닌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은 그의 솔직담백한 태도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능구렁이 담 넘는 것보다 더 심한 그의 처세에 질려 직설적인 대통령을 원한 것인데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이 알고 생각하던 윤석열의 모습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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