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과 화장실

2024. 6. 13. 05:5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조국혁신당이 국회 개원 이후 거의 1주일 동안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회의를 열었다.

 

농성하는 것도 아닌 정규 회의를 여기서 여는 것은 국회 사무처가 배정한 이 정당의 국회 본관 사무실이 화장실 앞이라는 이유다조 대표는 지난 3일 혁신당에 배정된 국회 본관 220·223·224호를 둘러보며 어떻게 (사무실을다 화장실 앞에 주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의석수 대비 사무실이 협소하고 배치가 불합리하다며 항의했다.

 

국회 사무실 배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보면비교섭단체(원내 20석 미만)의 경우 소속 의원 수가 1019명인 정당에는 본청의 99(약 30), 10명 미만인 정당에는 66(약 20)의 공간을 배정하게 돼 있다.

 

개혁신당 등 군소정당에도 사무실을 배정해야 하는 만큼 이전에 정의당이 쓰던 사무실을 쓰게 됐다예전에도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불만을 피력한 정당은 있었지만화장실을 이유로 든 것은 처음이다.

 

지난 제21대에 이 사무실을 사용했던 장혜영 전 정의당 원내대표는 화장실이 가까워서 편했다면서 화장실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문제가 되는 점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시면 좋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커뮤니티에는 조국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조 대표 지지자이자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다는 한 분은 변기 닦는 최저 시급으로 조 대표 부인 정경심 교수 영치금으로 여러 번 후원하고 응원했는데 열심히 일한 내 손이 미안해진다고 했다민주당 지지자들은 화장실과 싸우는 조국” “화장실이 싫으면 요강이라도”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의원회관에 1인당 148.76(45규모의 사무실을 배정받았다특히의원이 쓰는 내실에는 샤워 시설이 있는 화장실이 별도로 있다.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화장실은 괜찮고복도 건너편에 화장실이 있어서 대표실로 쓰지 못하겠다는 조 대표의 주장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화장실에서 매일 일하시는 여사님들도 있는데 말이다.

 

로텐더홀에서 회의하면서 뒤편에 국민과 함께 단호히 싸우겠습니다는 문구를 내걸었다그런데 정작 화장실과 단호한 투쟁을 벌이는 웃픈’ 모습이다.>문화일보이현종 논설위원

 

   출처 문화일보오피니언 오후여담조국당과 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