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7. 06:24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이재명표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효과와 실현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나 봅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이하 특별법)은 전 국민 1인당 25만~3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내용인데, 이 전 대표가 22대 개원 첫날 대표 발의했고 민주당 1호 당론으로 추진됐습니다.
민주당은 “침체한 내수경기를 개선할 것”(박찬대 원내대표)이라고 자신했지만, 국민의힘은 “현금살포법이자, 경제를 망치는 나쁜 법”(추경호 원내대표)이라고 반대했습니다.
특별법에 따르면 민생회복지원금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게 원칙인데, 지역사랑상품권은 기초단체장이 지류·모바일·카드 형태로 발행하는 일종의 지역화폐입니다.
그런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시 수천억 원대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류형은 인쇄비(1%)·금융수수료(1%) 등 2%의 발행비용이 들고, 카드형(2%), 모바일형(1.65~1.9%)의 발행비용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산술적으로는 추정발행액 13조 원 중 발행비용(2% 가정)만 최소 2600억 원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2020·2021년 재난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에 현금성 포인트를 충전하는 방식과 지역사랑상품권·선불카드를 받는 방식 등을 수령자가 고를 수 있어 이런 논란이 적었습니다.
25만원을 지원한다고 생색을 내고 싶겠지만 이재명 대표나 더민당 의원 중에 자기들 세비를 낮추거나 그걸로 남을 돕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국민들이 왜 국회의원들에게 명절휴가비 820만원을 줘야 합니까. 그들의 급여는 그걸 빼도 세계 국회의원들 가운데는 톱 수준입니다. 명절은 국회의원만 쇠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모든 국민들에게도 모두 명절휴가비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는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지난 1월 연합뉴스와의 [삶]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내용이다.
전쟁터의 장수가 병사들이 밥을 못 먹고 있는데 혼자 부하를 시켜 밥을 지어 먹는다면 그 군대는 백전백패다.
장수는 더운 여름에 혼자 부채를 잡지 말아야 하고, 추운 겨울에 자기만 따뜻한 털가죽 옷을 입어서도 안 된다. 비가 내리더라도 혼자만 우산을 펼쳐서는 안 된다. 병사들이 불을 지피지 못하고 있으면 장수도 불을 지피지 않아야 한다. 병사들이 좁고 험한 길을 행군하거나 진흙탕을 갈 때는 장수도 수레나 말에서 내려 함께 걸어야 한다. 이는 중국의 병법 고전인 '육도삼략'에 나오는 이야기다.
국회의원을 현대판 장수라고 보기 어렵지만 국민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거나 국민보다 많은 혜택을 누린다면 국민 대표의 자격이 상실된다.
보통의 국민은 상점에서 7만 원짜리 운동화 한 켤레만 훔쳐도 구속되지만,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횡령, 뇌물 등 수억 원의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은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매달 세비를 받는다. 보통의 국민은 구속되면 월급은커녕 바로 그날 직장에서 해고된다.
보통의 국민은 나랏돈으로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예약하고는 항공사로부터 퍼스트클래스로 업그레이드된 좌석을 받는 일은 없다. 국민은 의원회관 내 병원을 공짜로 이용하고, 가족들도 무료로 진료 받는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국회의원들은 이런 혜택을 신분 과시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즐긴다.
국회의원들은 공식적인 세비 1억5천700만원을 포함한 사실상 연봉 5억 원을 받지만 우리나라 1천만 명 비정규직의 연봉은 2천만∼3천만 원 정도다.
국회의원은 저마다 출판기념회를 열어 수억 원의 뇌물을 받는 일이 적지 않지만 보통의 국민은 이런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지 못한다.
이런 국회의원 특권은 180여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특권 폐지에 가장 앞장섰던 사람 중 1명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다. 근래에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국회의원 특권 폐지였다.
그는 지난 4월 총선 당시 '가락특권폐지정당'이라는 이름으로 표를 얻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비례대표로 5명의 의원만 확보하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월 급여 4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비를 반납하고, 보좌진 9명 중에서 3명을 빼고 6명은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 다른 정당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고, 국회의원 특권이 사라지면 정치권에 훌륭한 사람들이 들어올 것으로 봤다. 이렇게 되면 법조계 특권, 고위 공직자 특권, 법조계와 대형 로펌의 유착, 경제 분야의 특권 등 다른 분야 특권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이다.
그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고, 최근 담낭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면서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장 원장 외에 연합뉴스 [삶] 인터뷰이들 가운데 국회의원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언급한 사람들이 꽤 있다. 김홍신 전 국회의원, 박찬종 전 국회의원, 최연혁 스웨덴 린네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등이다.
아래 내용은 그들이 [삶]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을 묶은 것이다.
<한국 국회의원 특권 내용 요약>
한국 국회의원들은 횡령, 사기, 뇌물수수 등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는다. 불체포 특권 때문이다. 막말해서 상대방 명예에 치명적 타격을 가해도 면책 특권을 갖고 있기에 처벌받지 않는다. 국회의원이 이런 특권을 가진 나라는 한국 외에 없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세비라는 명목으로 월 1천300만원, 연간 1억5천700만원을 받는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개인적인 중대 범죄로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세비를 받는다.
한국 국회의원의 실질 연봉은 5억 원이다. 세비 1억5천700만원 외에 의원 사무실 지원 경비로 1억 원을 받는데, 그 절반은 승용차 유류비 등 개인용이어서 실질 연봉에 들어간다. 후원금으로 매년 1억5천만 원을 받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 원을 후원금으로 받는데도 선거비용은 전액 국고에서 보전 받는다. 이러니 후원금은 의원의 개인 호주머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대통령 선거 등으로 3개년에 있으니 거의 매년 진행되는 셈이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국회의원 실질 연봉은 적어도 5억 원은 된다.
지난 19대 이전 한국 국회의원을 하루라도 지낸 사람은 65세 이후에 월 120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이들은 국회의원으로 일할 당시에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았다. 국민이 월 120만 원의 연금을 받으려면 매달 30만 원씩 40년간 보험료를 내야 한다. 현재 국민이 수령하는 국민연금 평균은 월 54만 원이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KTX 특실, 비행기 비즈니스석, 의원회관 내 이발소, 헬스장, 목욕탕을 공짜로 이용한다. 의원 회관에 있는 내과, 치과, 한의원은 가족까지 공짜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의 귀빈실, 귀빈 주차장도 무료다. 스웨덴에서 국회의원이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타거나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다른 시민들처럼 돈을 내야 한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1년에 두 차례씩 나랏돈으로 호화판 해외 시찰을 할 수 있다. 작년 4월, 여야 국회의원 5명이 '재정 준칙' 제도를 배우겠다면서 스페인, 프랑스, 독일에 열흘간 다녀왔는데 9천만 원을 썼다. 항공기 비즈니스석 비용만 5천500만 원이었다. 스페인에 가서는 "한국 재정 건전성이 스페인보다 훨씬 좋은데, 오히려 우리가 배우고 싶다"는 말을 듣는 촌극(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해외에 나가면 '칙사' 대접을 받는다. 외국에 있는 한국 공관들은 자동차, 통역, 숙소 등을 구해주고 만찬과 오찬을 한 번씩 열어줘야 한다.
한국 국회의원 보좌진은 9명인데, 일본 국회의원 비서는 3명이다. 스웨덴에는 국회의원 보좌진이 아예 없다. 한국 국회의원은 보좌진을 수행비서로, 운전기사로, 지역구 관리원으로 쓴다. 선거가 임박하면 보좌진 대부분을 지역구에 내려 보내 자기 선거운동을 하도록 한다. 이들 보좌진은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어서 이런 행위는 불법이다.
한국 국회의원이 공짜로 사용하는 의원회관 내 사무실은 45평 규모의 호화판이다. 스웨덴 국회의원은 3∼4평의 좁은 공간에 혼자 있으면서 직접 전화를 받고, 손님이 오면 옷을 받아 걸어주며, 커피를 끓여준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검은돈을 받는 경우가 있다. 스웨덴에는 출판기념회라는 문화 자체가 아예 없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경조 행사를 통해서도 뇌물을 받는데, 이 또한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한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 후보자들에 대해 사실상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후보당 2억∼3억 원을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권 행사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스웨덴 지방의원은 무급(無給·급여 없음)이어서 뇌물을 주고 지방의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
한국의 거대 정당은 매년 수백억 원의 선거보조금과 경상 보조금을 국가로부터 받는 데, 구체적 사용 내용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선관위나 국회 사무처 등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은 선거보조금으로 선거 때 수백억 원을 받고, 선거가 끝나면 지출 명세를 제출해 대부분의 선거비용을 또 보전 받는다.
이는 이중 지급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선관위가 몇 차례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했지만, 매번 무시당했다.>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출처 : 연합뉴스. [삶-특집] "국회의원 명절 휴가비 820만원…국민한테는 왜 안주나"
국회의원 명절 휴가비 820만원은 누가 어떤 근거로 책정했는지 궁금합니다. 자기들이 이런 휴가비를 받는다고 얘기한 의원은 보지 못했습니다.
자신들이 받는 세비를 낮춰서 그걸로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고 한다면 충분히 감사할 일입니다. 하지만 자기들 받는 것은 1원도 내놓지 않으면서 다 세금으로 생색낼 생각만 하는 작자들이 무슨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이라고 떠드는지 황당할 뿐입니다.
‘신의 직장’이라는 말이 있지만, 정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은 신의 직장이 아니라 신들이 부러워할 직장으로 보입니다. 13조 원에서 부대비용이 2600억 원이라니 지금 제 정신으로 얘기들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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