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확 늙는 나이 44세, 60세

2024. 8. 18. 07:37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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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흐르는 강물처럼 유유히 늙어가지 않는다.

 

바다에 파도가 몰아치듯 특정 시기에 확 늙는다. ‘가속 노화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노화가 갑자기 빨라지는 두 분기점을 특정했다.

 

44세와 60. 2070대 108명을 7년간 관찰했더니 예전 같지 않은 몸이 눈에 띄게 현실화되는 나이가 바로 그때라는 것이다이 시기에 노화가 특히 빠른 건 몸속 단백질 변화 같은 생물학적 원인 못지않게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40대 중반은 직장에 다니든자영업을 하든 가장 몸 바쳐 일하는 시기다조직 내 중간관리자로서 제법 책임이 무거워지는 것도 이때다자녀 교육노부모 건강 등 신경 쓸 일도 많다과도한 스트레스 그 자체도 해롭지만쌓인 긴장을 풀기 위해 술 담배에 더 의존하기 쉽다. 40대부터는 알코올과 카페인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대사 능력이 감소하는데 섭취량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나면 사람이 폭삭 늙을 수밖에 없다.

 

요즘은 젊은 노화를 촉진하는 유혹들도 많다노화의 4대 주범이 운동 부족기름진 식단담배라고 하는데일에 지친 40대들에겐 운동보다는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가 더 달콤하다균형 잡힌 식단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다 보니 배달 음식이란 손쉬운 대안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30대 중반부터는 당뇨 고혈압을 유발하는 체내 단백질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거기에 안 좋은 습관까지 겹친 탓인지 요즘 40대 남성의 비만율은 50%가 넘는다.

 

60세 가속 노화의 원인은 40대와 정반대인 측면이 있다은퇴나 정년퇴직 등으로 몸의 긴장이 갑자기 느슨해지는 게 문제다적당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있을 땐 잠을 잘 자다가 출근을 안 하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는 은퇴자들이 적지 않다.

 

사람 만날 일이 줄면 거울을 덜 보게 되고 자연히 피부 등 외모 관리에 소홀해진다. ‘퇴직한 지인을 오랜만에 봤는데 1, 2년 새 부쩍 늙은 것 같다는 반응을 흔히 접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60대부터 심혈관 질환이 급증하는 데에는 일상이 불규칙하고 활력이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신체 저항력이 낮아진 탓도 있다고 한다.

 

100세 시대인 요즘, 60세 생일을 기념하는 환갑은 의미가 많이 퇴색하긴 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60세는 여전히 삶의 중요한 분기점이다기존의 환갑이 지금껏 살아 있는 걸 축하한다는 의미였다면지금의 환갑은 유병장수’ 시대에 대비해

 

천천히 늙어가도록 건강을 바짝 챙기자고 응원하는 기념일이 되어야 한다. ‘급노화가 찾아올 수도 있는 환갑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면 아직 건강할 때 겸손한 마음으로 몸을 돌보자는 다짐이 필요할 것 같다.>동아일보신광영 논설위원.

 

   출처 동아일보오피니언 횡설수설갑자기 확 늙는 나이 44,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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