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많다 보니

2024. 10. 18. 05:50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우리나라 고독사 사망자가 지난해까지 5년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가운데 50·60대 남성이 절반 이상이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도 40%를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17일 보건복지부가 경찰청 형사사법정보를 토대로 2022·2023년 고독사 사망 사례를 조사해 발표한 ‘2024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2년 주기) 결과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2 3559, 2023 3661명으로 2021(3378)에 비해 소폭 증가했습니다.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19(2949) 2020(3279)까지 고려하면 5년째 증가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2023년부터 고독사 범위를 넓게 규정한 법을 적용해 조사한 것 전체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이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상 고독사의 정의는 2022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에서 지난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고 등으로 확대됐습니다. 아울러 전체 사망자는 2019 295110명에서 2022 372939, 지난해 352511명으로 늘었습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른 것입니다. 고독사 범위를 넓게 규정해서 고독사로 돌아간 분이 더 늘었다고는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고독이라는 말과 외로움이라는 말이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국,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 지난 1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을 콕 집어 집중 조명한 기사 제목이다.

 

NYT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많은 인구가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됐다고 전했다. 자신은 5만원대 낡은 패딩을 입고 반려견에는 20만 원짜리 재킷을 입혔다는 30대 여성의 사연도 전했다. 저출산이 심화하면서 그야말로 반려견 팔자가 상팔자가 되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반려동물 입양 가구가 늘면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2010 17.4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많이 증가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용견 문화로 지탄받던 한국이 이제는 반려견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울발 기사에서 반려견을 태우는 일명 개모차 판매량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아이 대신 반려견에 꽂힌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국의 저출산 펫족 증가의 이면에는 저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가 도사리고 있다. 3월 기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서 전국의 1인 가구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오죽했으면 통화신용정책이 주된 임무인 이창용 한은 총재가 고령화·저출산 문제를 위해 간병과 아이 돌봄 비용을 낮추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 직접 고용과 최저임금 차등적용까지 제안했겠는가.

 

저출산이 세계적인 추세라지만 우리는 정도가 심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다. 홍콩을 제외한 전 세계 236개 국가·지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연합(UN) 인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51816000여명에서 2050 45771000여명으로 무려 11.6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 10명 중 1명이 사라지는 셈이다.

 

심지어 미국 CNN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경계하기 위해 약 50만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 출산율로는 한국의 가장 큰 적은 인구일지 모른다고 짚었다. 현 병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연간 20만 명이 입대해야 하지만 현 추세라면 2072년 신생아 수는 16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군의 새로운 주적이 북한이 아닌 저출산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우리나라를 인구소멸 1호 국가라고 경고했고, NYT 흑사병에 비유하기도 했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다. 사망과 이혼, 별거 등 물리적 요인에 따른 가족 해체는 불가항력이다. 다만 저출산으로 인한 가족 해체와 공동체 붕괴는 심각성이 크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견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경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겨야 할 건강한 사회적 관계가 흐트러질 수 있다. 가족이 제 역할을 못 하면 구성원 사이의 유대감과 정서적 교감이 사라지고, 사회의 구성원을 양육하고 사회화하는 기능도 없어진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저성장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남 얘기일 수 있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결혼과 출산을 강요할 순 없다. 대통령이 나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부총리급의 인구전략기획부를 만든다고 하지만 저절로 출산율이 늘어날 리 없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8 31일부터 9 7일까지 전국 만25~49세 국민 총 2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 결과가 고무적이다.

 

결혼적령기라 할 수 있는 만3039세 여성의 결혼 의향이 3월 조사보다 12%포인트 올랐다고 한다. 무자녀 여성 중 출산계획이 있는 비율도 만25~29 26.4%28.1%, 30~39 30.9%35.7%, 40~49 12.3%18.0% 등으로 모두 증가 추이를 보였다.

 

맞벌이 가구의 60.6%는 일·가정생활 균형을 위해 필요한 사항(1+2순위)으로 육아를 위한 시간 확보를 꼽았다. 국민이 공감할 정책이 시급하다.>세계일보. 김기동 논설위원

 

  출처 : 세계일보. 오피니언 [세계포럼],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

 

  저출산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대부분 많은 나라에서 겪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전 세계가 저출산 대응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가장 적극적인 유럽조차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10 13일자 기사에서 유럽에서도 가장 출산 혜택이 많은 헝가리와 노르웨이도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WSJ은 다자녀를 둔 이들은 혜택이 없더라도 아이를 많이 낳았을 것이라고 하고, 자녀가 많지 않은 이들은 혜택이 많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아이를 갖기 주저하는 것은 단순히 재정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근본적인 문화적 변화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개나 고양이에 더 관심을 쏟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를 대처할 방법이 별로 없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예부터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이 있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정을 쏟을 대상을 사람이 아닌 걸로 확산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을 겁니다.

 

외롭다는 말은 정이 많다는 말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외로운 사람들을 치유할 획기적인 출산대책이 나오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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