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5. 05:52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운명의 한 주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건 대통령의 결심이다.” (대통령실 참모)
여권으로부터 각종 변화와 쇄신을 요구받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나 봅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에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음 공개 등으로 난국에 빠졌지만 좀처럼 결단력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국민 설명이나 인적 쇄신보다는 정책성과 등으로 소통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용산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분출됐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은 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 등을 요구한 데 대해 당분간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무대응 무응답 입장’에는 여권 분열 내지 공멸을 우려하는 참모들의 건의에도 윤 대통령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려는 확고한 의지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이나 한 대표 요구에 못 이겨 ‘떠밀려서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며 “시정연설 참석도 여러 참모들이 끝까지 건의했는데 본인의 (불참)의지가 확고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쇠귀에 경 읽기’도 이정도면 할 말이 없습니다.
<“높은 지지도가 물론 아니겠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서방 국가를 보더라도… 직전의 (일본) 기시다 총리도 뭐 계속 15%, 13% 내외였고… 유럽의 정상들도 20%를 넘기는 정상들이 많지 않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처음 10%대로 떨어진 1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운영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앞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더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등의 상투어가 따라붙기는 했지만, 낮은 지지율 때문에 퇴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 사례까지 끌어다 대며 ‘나보다 못한 애도 있어요’라고 강조한 것을 보면 어느 쪽이 진짜 하려는 이야기였는지는 쉬 짐작이 간다.
‘뭐가 문제인데…’는 비단 정 실장 한 명만의 속내는 아닌 것 같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주의 20%와 사실 한 끗 차이 아닌가”라고 동아일보에 말했다고 한다. 이만저만한 ‘집단 정신승리’가 아니다.
우선 “20%를 넘기는 유럽 정상이 많지 않다”는 정 실장의 말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미국의 모닝컨설트는 한국 미국 유럽 남미 등 세계 25개국 정상의 지지율을 매달 조사해서 발표하고 있는데, 가장 최신 버전에 해당하는 ‘9월 25일∼10월 1일 조사’에 따르면 유럽 정상 14명 중 20% 미만이 1명, 20%가 2명, 29%가 1명이었고 나머지 10명은 31∼59%였다.
오차를 감안해 20% 2명을 10%대 그룹에 넣더라도 20%를 넘는 정상이 11 대 3으로 훨씬 많다는 이야기다. 유럽을 쳐다보면서 ‘위안거리’를 찾을 일이 아니다. 참고로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6%, 25명 중 최하위였다.
10%대 지지율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알려면, 올해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당시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G7 정상회의에 맞춰 내보낸 기사에 ‘레임덕 6명과 조르자 멜로니’라는 제목을 달았다. 당시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만 지지율이 40%를 넘고 나머지는 그 미만이라고 해서 붙은 제목이다.
당시 모닝컨설트 기준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30%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20%대, 기시다 일본 총리는 10%대 지지율이었다. ‘레임덕 잣대’로 40%는 너무 높은 허들이 아닐까. 이후 벌어진 일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전 도중 연임 도전 포기를 선언했고, 수낵과 기시다 총리는 이미 퇴진했다. 각각 내년 9월과 10월 총선을 앞둔 숄츠 총리와 트뤼도 총리는 국정 주도권을 상실한 채 퇴임 압력을 받고 있고, 재선 임기가 2027년 5월까지인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봄 조기 퇴진론’이 나오는 중이다. 서방의 어느 잣대를 빌려오더라도 윤 대통령 10%대 지지율은 심각한 레임덕 수준인 셈이다.
문제는 이대로 레임덕을 맞기에는 윤 대통령이 해놓은 일이 너무 없다는 점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노동·교육·의료·연금 4대 개혁 및 저출생 극복을 강조해 왔지만, 손에 쥘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
남은 절반의 임기 중에라도 개혁성과를 내려면 내부 결속과 국민의 안정적 지지 확보가 필수적인데, 여당은 ‘여사 리스크’를 둘러싼 갈등과 윤 대통령의 고집으로 이미 두 동강이 났고 중도층은 지지를 접은 지 오래다.
그런데도 용산의 위기의식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규명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는데 특검은 고사하고, 특별감찰관 도입마저 싫다고 버티는 중이다. 대통령 부부의 진솔한 사과는 감감무소식이다.
대통령 참석이 관행인 국회 시정연설에도 총리를 대신 보낸다고 한다. 야당이 뭐라 건 중도층 민심이 어떻건,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핵심 지지층만 단단히 붙잡고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산(誤算)이다.
이번 갤럽 조사를 보면 여당 지지층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44 대 44로 갈렸고, 핵심 지지기반 중의 하나인 대구·경북의 긍정 평가는 전국 평균보다 오히려 1%포인트가 낮았다. 스포츠 경기를 떠올려 보면, 잘하는 상대편 선수보다 느슨한 플레이로 실수를 연발하는 우리 편 선수에게 더 많은 비난이 쏟아진다.
정치에서도 기대나 희망이 포기나 절망으로 변하는 순간 ‘못하는 우리 편이 가장 미운 법’이다. 이번 조사를 보면 이미 임계점을 넘었는지도 모른다. 한가한 정신승리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동아일보. 천광암 논설주간
출처 : 동아일보. 오피니언 천광암 칼럼], ‘지지율, 기시다보다 높은데 뭘…’ 용산의 기막힌 정신승리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대통령의 말씀대로 업보이니, 본인이 지고 갈 일입니다. 누가 대신 그 길을 갈 수 있겠습니까? 비서실장이라는 사람이 저런 소리나 하고 있으니 지금 대통령실에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있다는 명패가 .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방법으로 책임을 질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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