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2. 18:29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기와 렌즈
저는 라이카를 좋아합니다.
사진기의 대부분이 일제인 이 시점에 그래도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사진기의 원조는 라이카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때는 라이카는 쳐다보지도 못할 나무였습니다. 1987년에 처음 사진기를 샀는데 그때만 해도
일제 보급형 사진기가 30 ~ 50만원 정도였고, 조금 상위기종은 100만원을 넘을 때라 라이카는 그보다 한참 위에 있었습니다.
한달 월급 수령액인 30만원 남짓이던 터라 펜탁스 ME-SUPER를 사는데도 12개월 할부로 구입했고, 교한렌즈를 하나 구입하는데도 전부 할부가 아니면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조금씩 형편이 나아지고, 학습지 원고를 쓰게 되면서부터 펜탁스645, 67을 구입했지만 역시 라이카는 먼 미래에나 생각할 수 있는 꿈의 사진기였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가 넘어서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펜탁스 사진기와 렌즈를 팔고 조금 보태고 할부로 하고 해서 라이카 SL2를 구입했고, 두 번째로 구입한 SL2 덕에 다시 먼저 구입했던 SL2를 R7로 바꿔 라이카 사진기가 두 대나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기회가 닿는대로 렌즈를 하나씩 구입하여 어연 여덟 개나 되는 라이카 렌즈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남들은 라이카사진기라고 하면, 대부분 레인지파인더 형식인 M시리즈를 얘기하지만 저는 사진기를 구입할 때부터 SLR 형식을 더 좋아해서 라이카 R을 더 좋아합니다.
다들 얘기하기를 레인지파언더 형식이라면 라이카가 좋지만, 일안반사형식에서는 일제가 더 기능이 많고 편리한데 왜 굳이 불편한 라이카를 쓰냐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싸지는 않지만 코닥에서 나온 레티나 3c를 가지고 있는데 제게는 그런 방식의 사진기가 답답하고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아니, 제게 돈이 많았다면 저도 남들처럼 M시리즈를 사서 폼을 잡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재는 R시리즈가 더 좋습니다.
이번 가을에 성과급을 받아, 그 돈으로 라이카 R9를 사고 싶었습니다. 필름사진기에서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카 R9는 제가 필름 사진기로는 마지막 구입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는데 집사람이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2/3를 주고 나니 제게는 겨우 백만원 정도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꼭 사고 싶어서 아끼던 펜탁스 렌즈를 두 개 팔아서 80만원을 마련했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돈을 마련했더니, 제가 사고자 하는 사진기가 간발의 차이로 팔리고 말았습니다. 효성카메라에 중고 90%로 나와 있던 190만원짜리 R9가 하루 사이에 나가고 없어진 것입니다. 너무 아쉬워 여기 저기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R9 사진기는 없고 돈은 자꾸 줄었습니다.
그래서 그 돈을 그냥 다 술을 마셔 없애게 될까봐 두려워, 여기 저기 찾았더니 괜찮은 라이카 R8이 있어서 90만원에 구입을 했습니다. 꿩대신 닭이 된 셈이지만 닭대신 봉이라고 생각하고 쓸 생각입니다. 그 사진기에 15만원을 주고 구입한 와인더를 장착했더니 묵직한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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