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만난 비

2011. 8. 14. 21:3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방학 기간 동안에 우리 동네에 있는 안산에 다녔습니다.

가끔 안산에서 찍은 사진도 올리고 했는데 처음 계획은 날마다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갔다가 오면 하루가 뿌듯했는데 비가 너무 자주 와서 비가 오거나 날이 많이 흐리면 못 갑니다.

 

오늘 아침에 보니까, 하늘은 흐려도 비는 안 올 것 같아서 여섯 시 15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보통 다섯 시 40분쯤이면 나가는데 날이 많이 어둡길래 조금 살피다가 늦었습니다. 늘 챙기는 짐이 물 한 병과 작은 디카, 휴대폰인데 물은 약수보다 정수기로 걸른 물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가져가는 거고, 작은 디카는 무엇이든 찍을 거리가 있으면 쓰고, 휴대폰은 일곱 시에 집에 모닝콜을 하기 위해서 가지고 다닙니다.

 

40분쯤 올라가니까, 갑자기 비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약수터 가에 있는 작은 지붕이 달린 평상으로 갔습니다. 여나믄 사람 정도가 비좁게 앉을 만한 곳인데 가서 보니 이미 다섯 사람이 와 있었습니다. 비가 굵었다가, 가늘다가를 반복하면서 30분 정도 내렸는데 주변에 보니까 갑자기 없던 물줄기가 여러 곳에서 보이고 등산로는 물로 잠겨서 발 디딜 곳이 없었습니다.

 

왜 산에 가서 조난을 당하는 지를 실감하는 날이었습니다. 결국 가던 길을 그냥 돌아서 왔는데 비가 올 떼, 산에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제대로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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