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3. 08:12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오늘 중앙일보 기사를 보니, 명절 증후군은 여자들에게만 있는 것으로 얘기를 하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말씀입니다. 여자들이 명절에 가사노동을 많이 해서 몸이 힘들다고 하지만 남자들은 그 여자들보다 몇 배 더 힘든 정신 피로가 오는 것을 여자들만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사회게 애써 외면하는지는 제가 모르겠습니다.
저도 고향에 다녀왔지만 올 같은 명절은 처음입니다. 어떻게 벌초들은 다 했지만 성묘를 다니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어렵고 집집마다 고요함만 감도는 명절을 보면서 앞으로 20년 안쪽이면 정말 이런 명절로 완전 바뀌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대기업 부장 최모(50) 씨는 이번 추석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결혼 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남의 80세 노부모가 먼저 말을 꺼냈다. 최씨는 “형이랑 남자만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코로나로 웬만하면 오지 말라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어버이날 즈음에 팔순 잔치를 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추석으로 미뤘는데 결국 못하게 됐다. 부산 처가에도 같은 이유로 가지 않는다. 최씨는 “양가에 이미 선물과 용돈을 보냈다. 친구들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개 명절 때 2박 3일은 본가에서 보낸다. 3형제 식구가 10명이 넘는데, 아내를 비롯한 동서 셋이서 명절 음식 준비하고 세 끼 챙기고 설거지하는 게 장난 아니다. 뒤돌아서면 집안일이 쌓여 있는데 남자들은 손끝도 까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올 추석 며느리들이 지긋지긋한 명절 증후군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상 초유의 언택트(비대면) 한가위가 뜻하지 않게 며느리들의 행복지수를 올리게 됐다. 노부모들이 ‘거리두기가 곧 효’라는 정부 방침에 호응하면서 귀성이 대폭 줄었다. 코로나가 며느리들의 반란 지원군이 됐다. 자식들이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는 일. 대부분 노부모가 먼저 “오지 말라”고 나섰다. 지자체가 “불효자는 옵니다”라고 주도했고, 노인들끼리 모여서 “그리하자”고 호응했다.
모처럼 명절 노동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려는 며느리도 있다. 경기도에 사는 강모(42) 씨는 추석에 가족 여행을 가려고 강원도 속초 리조트를 예약했다. 양가에서 오지 말라고 해서다. 고향에 못 가는 건 아쉽지만, 명절에 집안일 안 하고 편히 쉬어보는 게 얼마만의 일인지 모른다. 강씨는 “시어머니께서 이번엔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해서 따르기로 했다”며 “결혼 12년 만에 처음이다. 여름 휴가 때도 코로나로 ‘집콕’(집안에 콕 박혀 생활)한 터라 이번엔 마스크를 잘 쓰고 바다 보러 간다”고 말했다. 강씨는 “부모님께 미리 용돈을 챙겨 보냈다. 코로나가 좀 나아지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씨 가족만이 아니다. 고향 대신 관광지를 찾는 ‘추캉스(추석+바캉스)’족이 상당할 전망이다. 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는 추석 연휴 5일간 19만8000명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관광업계 관계자는 “연휴 동안 하루 4만~5만 명 정도 들를 전망인데 코로나19 확산 전 주말 연휴 관광객 수준”이라고 말했다.
‘귀성 불가’를 선언한 아내도 있다. 결혼 3년 차 김지현(34) 씨는 18개월짜리 아이가 걱정돼 먼저 광주광역시의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모두를 위한 것(코로나로 인한 국민 건강 보호)이니까 당당하다”는 게 김씨 얘기다. 김씨는 “시댁에 억지로 가는 친구들이 많다”며 “긴급재난문자로 하루에 12번씩 추석에 만남 자제하라고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때문에 시댁 안 간다는 아내가 밉다”는 글이 화제였다. 자신을 딸 둘의 아빠라고 소개한 남성은 “본가는 1년에 설, 추석 명절 2번 정도만 간다”며 “3월부터 코로나 때문에 반년 넘게 본가에 가지 못했다. 뭐만 하면 코로나 핑계 대는 아내 때문에 짜증 난다”고 썼다.
명절 증후군은 여성만의 스트레스다.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 조사를 보면 시민 1170명 가운데 절반 이상(53.3%)은 명절 때 겪는 성차별 사례 1위로 여성만의 상차림 등을 시키는 ‘가사 분담’을 꼽았다. 통계청의 2019년 생활시간조사에서 가사분담 만족도를 보면 ‘불만족(약간 불만족+매우 불만족)’ 비율이 남자는 3.5%, 여자는 11.7%이다. 맞벌이 부부는 남자 3.6%, 여자 14.6%이다.
여자의 불만이 훨씬 높다. 이런 영향인지 부부 갈등도 명절을 전후해 증폭된다. 대법원의 최근 3년간(2017~2019년) 전국 법원 협의이혼 월별 신청 건수를 분석한 결과 6번의 설‧추석이 있는 달보다 그다음 달에 모두 이혼 신청이 늘었다. 올해는 이런 경향이 좀 달라질 수 있을까.>중앙일보, 황수연·이태윤·김지아·이우림 기자.
요즘 40, 50대 한국 남자들의 명절 고민은 조상의 묘소에 관한 것이 첫번째일 것입니다. 앞으로 묘소를 관리할 자손이 점점 줄어들고 자신들은 나이를 먹는데 묘소에 벌초하는 문제가 어느 집이나 당면 과제입니다. 그렇다고 부모님 살아계신데 조상 묘소를 파묘하자고 얘기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며, 형제들이나 4촌들은 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 그 문제를 생각하면 정말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거기에 차례와 제사를 지내는 것도 이제 여자들보다 남자들 걱정이 더 많습니다.
음식을 차리는 것이 그렇게 힘들고 싫다면, 사다 하면 되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큰 댁에 가지 않으려는 마누라들과 그런 일에 점점 관심을 두지 않는 아들이 더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누가 알겠습니까?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을 만들어서 한국 여성들만 명절에 고생한다고 계속 나팔을 부는 여성가족부와 언론들은 정작 우리나라 남성들이 명절에 느끼는 그 큰 걱정들을 알고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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