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16. 08:15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통계는 ‘수집된 자료를 정리하고 그 내용을 특징짓는 수치를 산정하여 일정한 체계에 따라 숫자로 나타냄’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말은 단순하지만 통계는 상당히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집단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양적 기술(量的記述)을 반영하는 숫자. 특히 사회집단 또는 자연집단의 상황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기에 이를 제대로 파악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통계를 이용하는 데는, 작성자 · 작성 시기 · 작성방법 · 대상(단위표지) · 대상의 존재 장소 등에 관한 깊은 인식을 필요로 하고, 모든 통계는 현실의 일정한 사회관계를 바탕으로, 조사자와 피조사자 사이에서 질문 · 응답이 행해지는 통계조사(統計調査)라는 특수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데, 거기에는 상호협조와 이해에 따르는 대항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총 23차례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집값 안정이 목표였지만 시장은 움츠러들긴 커녕 지속적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들어 수도권 아파트값이 폭등하자 지난 8월 4일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종합대책을 내놨는데 이 역시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진단은 달랐다.
정부는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시장이 안정됐다는 자화자찬으로 맞섰다. 야당에서는 “대통령 본인이 감이 없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 가슴에 염장 지르는 것”(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의 맹비난이 쏟아졌다.
정부 관계자들이 이처럼 국민 체감과 동 떨어지는 발언을 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활용하는 부동산 정부 승인통계와 민간통계 간 격차가 문재인 정부 들어 유독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정부 승인 통계인 감정원과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기관 간 통계 격차가 이명박 정부 때에 비해 38배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매매가격지수란 기준 시점이 되는 2017년 11월 매매가를 100으로 놓고, 평균 매매가에 얼마큼의 변동이 있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가격 상승, 100 아래로 떨어지면 하락을 뜻한다. 정부는 KB국민은행의 통계를 사용하다 2013년부터 감정원 통계를 기준으로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2008년 3월~2013년 2월) 감정원과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각각 4.1%(89.7→86.0), 4.5%(91.1→87.0) 감소했다. 두 기관의 통계 격차는 0.4%포인트에 불과했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2013년 3월~2017년 3월) 때도 두 기관의 매매가격지수는 각각 12.5%(85.8→96.6), 10.4%(86.8→95.8) 증가, 두 기관이 2.1%포인트의 차이만 보였다.
그러나 문 정부 출범 후 두 기관의 증감율 차이가 15.2%포인트로 확 벌어졌다. 2017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감정원의 매매가격지수는 15.7%(97.3→112.6) 증가했지만 KB국민은행은 그 2배에 이르는 30.9%(96.1→125.8)이 증가했다. 두 기관 통계 격차는 박근혜 정부와 비교했을 때 7배, 이명박 정부보다는 38배나 된다.
두 기관의 통계는 표본 수뿐 아니라 표본 추출 방식, 조사 방식 등이 달라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문 정부 들어 그 격차가 확연히 벌어졌다는 점이다. 송언석 의원은 “감정원은 2012년 12월 표본을 설계한 뒤 6차례 일부 보정을 했는데, 이전 정부에서 이뤄진 세 번의 보정은 보정 전후 매매가격지수 증감률이 -0.02~4.3%였던 반면, 현 정부 때 실시한 세 차례 보정 전후에는 최대 12.9%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감정원 표본 설계 자체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감정원이 ‘집값 안정’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정부 입맛에 맞추기 위해 수치를 만지는 것 아니냐고 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통계 조작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기도 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가령 같은 강남구라도 평당 1억원인 아파트도 있고 3,000~4,000만원인 곳이 있는데, 평당 단가가 높은 아파트를 표본에 넣지 않는 등 수치를 보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통계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올 수 없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특정 정권에서 유독 ‘튀는’ 경향을 나타내는 통계는 신뢰도가 떨어져 장기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 기관들에게 표본 설계 방식 등을 공유하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정부가 공인하는 감정원의 통계가 민간통계와 왜 이렇게까지 벌어졌는지 표본을 공개해 소명해야 한다”고 밝혔다.>한국일보, 이서희 기자.
통계는 어떤 자료를 이용했느냐에 따라 현실을 나태내는 지표가 크게 달라질 수는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지표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더구나 자기에게 유리한 통계 자료를 가져다가 아전인수로 해석한다면 그런 통계를 바탕으로 한 얘기는 더더욱 믿음을 주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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