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악플러

2020. 12. 4. 08:06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세상 엄청 변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온라인’이라고 하는 보이지 않는 공간입니다. 여기는 실체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가면을 쓰고 나가야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몰라보기 때문에 가면을 쓰고 무도회에 갔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런 가면이 필요가 없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다 보니 사람 얼굴을 알아 볼 수가 없습니다. 자주 만나는 사람이 아니면 정말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모자까지 푹 눌러 쓰고 다니면 정말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분별하기 어렵습니다.

 

떳떳한 사람들은 얼굴을 가리지 않습니다.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남에게 자기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당당한 일입니다. 그런데 부끄럽게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남의 눈을 꺼리게 됩니다. 적어도 정치인이 아니라면 대부분 다 그럴 겁니다. 그래서 밝은 대낮에서는 범죄가 많지 않고 남이 볼 수 없는 검은 밤에 사건이 많이 납니다.

 

인터넷의 등장은 세상을 다 암흑으로 만들었습니다. 누구도 자기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온갖 일들이 나오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안 좋은 것이 바로 남들에 인신공격과 비방입니다.

 

저도 여기서 몇몇 정치인을 욕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심한 비방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답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정도였지 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혹 당사자들은 그보다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주의해서 글을 올리겠습니다. 배구 선수 김연경에게 비방하는 얘기들이 많다고 합니다. 김연경 선수가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여기 또 한 사람이 그런 비방에 시달리고 있나 봅니다.

 

<추미애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이 제기될 당시 당직사병이자 이 사건 제보자인 현모씨 측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및 네티즌 5000여명을 경찰에 고소한 가운데, 현씨 측이 "법무법인을 통해 법적인 구성요건을 모두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묻지마 고소가 아니라는 의미다.

 

현 씨를 사실상 대리하고 있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4일 뉴시스에 "고소대상들은 법무법인에서 선별한 것"이라며 "댓글의 내용에 비춰 볼 때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구성요건을 하나하나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일부 모욕적인 언사가 포함된 경우에는 따로 모욕 혐의를 적용했다"며 "5000명이 댓글을 남긴 사람 전체가 아니고, 그 가운데 선별해도 그렇게 많았다"고 전했다.

 

현씨가 선임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등이 명예훼손의 법적인 구성 요건을 따져가며 골랐고, 그 결과 약 5000명이라는 인원이 고소 대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김 소장이 공개한 고소장에 따르면 '일베로 한번 가보려고 없는 말을 지어낸다', '현씨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말이 안 통하는 일베였다고 한다', '돈을 얼마나 먹었을지 궁금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현씨 측은 고소장을 통해 "일간베스트’라는 특정 성향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고소인이 이와 같은 사이트의 사용자인 것처럼 단정적인 말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했다.

김 소장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사실이 아니고,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검토 후 고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보다 못하다' 등의 표현과 욕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소장은 지난 1일 "장 의원과 네티즌 약 5000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소장은 "현 씨는 당시 본인이 경험한 사실만을 이야기했을 뿐이고, 현씨의 얘기가 사실이라는 것이 이미 서울동부지검 수사 결과와 각종 언론 등의 검증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뉴시스, 류인선 기자.

 

저는 여기 현 씨가 누구에게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자기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왜 직접 당사자가 아닌 엉뚱한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고 비방할까요? 그건 익명(匿名)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얼굴을 내어놓고 자기 이름을 밝히면서 그렇게 하라고 하면 수 천 명이 아니라 수 십 명도 안 나올 겁니다. 아니 한두 사람이나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이래서 가면을 쓰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솔직히 인터넷 실명제가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떳떳하고 자신이 피해자라면 왜 가면 뒤에, 익명 뒤에 숨어서 욕을 하겠습니까?

 

저는 인터넷 실명제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게 바른 언론으로 더 신뢰를 얻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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