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 06:07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요즘 활동이 뜸한 한 방송인이 있습니다.
활동을 하다가 쉬는 방송인도 있고, 상황에 따라 뜸할 수도 있지만 한동안 물의를 일으킬 정도로 많은 활동을 하던 사람이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주던 터라 사실 궁금했습니다.
김제동입니다.
저는 김제동의 팬도 아니고 솔직히 그에게 관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문재인 정권 때에 아주 잘 나가던 사람이 조용히 지내서 궁금했던 것입니다. 그가 정권이 바뀌어서 갑자기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랬다면 또 여러 얘기가 나왔을 것인데 문재인 대통령 후반기부터 보이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문재인 정권 초기에 김제동 만큼 인기가 높았던 사람도 드믈 것입니다. 서울의 지자체를 비롯해서 전국 각지에서 그를 모셔 가라고 줄을 서서 쉴 새 없이 강연을 다닌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말이 많았던 것이 김제동의 강연료가 상상을 초월하는 큰 액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충남 아산, 논산에서 2700만원, 2620만원을 받았고 경북 예천에서는 3000만원을 받았는데 한 번 강연의 최하 액수가 1200만원이었습니다.
KBS1 시사프로 '오늘밤 김제동'을 진행할 때는 그의 출연료가 회당 350만원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이 프로가 월~목요일 주 4회 방송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출연료는 주당 1400만원, 월 5600만원 수준입니다. 수신료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진행자에게 지나친 고액 출연료를 지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김제동의 얘기가 서울신문에 나왔습니다.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달 27일 열린 제13회 봉하음악회에 출연해 중고등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는 근황을 전했다.
김제동은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잔디동산 특설무대에서 개최된 음악회에서 주특기인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음악회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77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시민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제동은 “제가 요즘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무료강연들을 하고 있다. 아니, 무료강연은 아니다. 18만원에서 20만 원 정도 준다”며 3년 전 ‘고액 강연료’ 논란 이후로 방송활동이 뜸한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이날 ‘무료강연’ 발언은 교통비 등을 제하면 남는 것은 크게 없어 영리 목적의 강연은 아니라는 뜻으로 추측된다.
김제동은 “얼마 전에 (인근 지역인) 양산에서도 섭외가 들어와서 오려고 했는데 막판에 교장 선생님께서 ‘정치 얘기 하면 안 된다’고 해서”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는 그러면서 “혹시 그 교장 선생님 아시는 분 계시면 이야기 좀 전해 달라. 정치 얘기 안 한다고”라며 “내가 살면서 무슨 정치 얘기를 했나. 눈 작고 큰 얘기밖에 안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도 토크콘서트 중 헌법 관련 얘기를 한 김제동은 “오늘 제가 한 얘기 중에 정치적인 얘기 있느냐”며 “대한민국 헌법은 좌우 모두가 함께 합심해서 만든 것이다. 그 헌법 얘기 하자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제동은 “제가 헌법 읽고 너무 좋아서 헌법 독후감을 썼더니 어떤 국회의원이 ‘전문대 나온 사람이 뭘 안다고’라고 했었다. 기자가 전화 왔길래 그분께 전하라고 했다. ‘전문대 나온 나도 안다’고”라고 했다.
이어 “그 사람이 ‘헌법을 전공하지도 않은 사람이 헌법을 전공하냐’고 했다더라. 그래서 제가 ‘천문학을 전공해야 별을 보냐’고 했다”며 “헌법 1조 2항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 있고 헌법 130조까지 전부 통틀어서 ‘권력’이라는 단어는 1조 2항에 딱 한 번만 나온다”고 했다.
김제동은 “그건 ‘국민’ 하고가 아니면 ‘권력’이라는 단어를 아예 입에 올리지 말라는 거다. 그게 우리 제헌국회의 정신이다”라고 자신의 해석을 말했다. 이어 “(권력은 국민에게 있으니 여러분은) 어깨에 힘을 주고 살아도 괜찮다는 것”이라고 말해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앞서 김제동은 2019년 지방자치단체 강연에서 회당 수천만 원이 넘는 고액 강연료를 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그 일로 진행하던 방송에서 하차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해왔다.
김제동은 지난해 11월 한 인터뷰에서 고액 강연료 논란과 관련, “강연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공연이다. 공연이 개시되면 스태프를 비롯해 회사 사람 인건비 등도 포함된다“며 ”그 공연을 할 경우 1500만원을 받는 것이고, 세금·인건비·운영비 등 공연에 들어가는 여러 비용이 포함된 액수”라고 해명한 바 있다.>서울신문. 이정수 기자
방송인이나 연예인의 몸값은 그 사람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인기가 높은 사람은 당연히 더 많이 받을 것이고 인기가 없고 인지도가 낮으면 많이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그게 정치권의 비호 때문이라면 문제가 달라질 겁니다. 정치권에 발을 담그고서 열심히 선거판에 뛴 사람들이 그런 혜택을 보니까 너도 나도 정치판에 기웃거린다는 것에 제 생각입니다. 선거판이 아니더라도 정권에 아부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이 여럿 있다 보니 방송인들도 줄을 서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거 때 특정 정치인을 비난하던 개그맨 서 아무개, 강 아무개도 이런 꿈을 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질 수도 있고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그게 개인이 능력이 아니라 소위 ‘뒷배’에 의해 오르내리는 것은 오히려 개인에게는 불행일지도 모릅니다. 정치는 사람을 이용하지만 단물을 빼먹고 나면 버릴 줄도 안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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