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4. 08:07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제가 얼마 전에 여기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최근 질병 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38개국 OECD 국가 중에 한국만 유일하게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9개 나라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아예 없는 나라였고 나머지 12개 나라 역시 대중교통 등 일부 장소만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실내 공간에서는 모두 해제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실외마스크 착용 규제는 26일 월요일부터 해제가 된다고 하는데 아직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에 대한 얘기는 공론화되지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라는 단체에서 학교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자율로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제가 지금 중학교에서 아이들 아침 등교와 오후 하교를 돕고 있지만 밖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학생은 볼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벗고 있지만 아이들이나 선생님들 아닙니다. 왜 쓰고 있냐고 물었더니 집에서 엄마가 절대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는 대답이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학교장에서 아래와 같은 공문을 보내서 교육현장을 어지럽히는 단체들이 있다는 것이 걱정입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학교장 자율이므로 ‘강제’ 금지임을 요청 드립니다. 학생 피해가 제보된 경우엔 교장에 대해서 인권위 제보, 아동학대로 고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국 초·중·고등학교로 발송된 공문의 일부다.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가 보낸 A4용지 1장 분량의 문서엔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면 학교장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인연은 지난해 4월 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다. “실내 마스크는 기재부에서조차 질식의 위험성이 있어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학교 실내 마스크 착용, 자가 검사키트, 자가진단 앱 모두 강제할 수 없다”는 게 학인연 주장이다.
교육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필수’ 지침과 상반된 학인연 공문을 받아든 일부 학교들은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호흡기 질환 등 마스크 착용 시 호흡이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가진 이들을 제외하곤 교내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 필수”가 교육부 방침이다.
학인연 공문 내용은 공교롭게도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가 심리하는 교내 마스크 착용 집행정지 행정소송과 관련한 교육부의 답변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학인연은 지난 7월 “소아·청소년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교육부 지침을 집행 정지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같은 취지의 가처분 신청도 냈다.
같은 달 20일 열린 가처분 사건에 대한 심문기일에서 교육부가 “이 사건 지침은 말 그대로 기존 가이드라인 일뿐 교육감 및 학교장의 구체적인 결정에 있어야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 요구된다.”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다.
교육부 측은 “이 사건의 지침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지만 학인연은 실내 마스크 착용 여부는 학교장에게 재량권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신미향 학인연 대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과 관련해 교육감과 학교장의 구체적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교육부에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교육부가 학교장 재량이라고 했으니 마스크와 관련해 인권침해가 발생하면 피고발인을 교장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장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교장의 재량권은 방역 당국과 교육부가 배포한 지침을 넘어서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교육부의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8번째 안내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고, 질병관리청의 과태료까지 안내돼있다. 질환자만 예외”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돼 법적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학교 운영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인연은 지난해 7월 학생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지해달라는 소송장을 제출했다. 지난 6월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부작용 피해를 본 학생 가족들과 함께 질병청, 교육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는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에 대한 안내문을 배포하고 있다”며 “학교의 방역정책은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중앙일보. 심석용 기자
저는 학교장을 해보지 않아서 무슨 공문을 받고 마음 상한 일은 없었지만 요즘은 개나 소나 다 학교장을 우습게 아는 것 같습니다. 이런 풍토를 만든 것이 DJ정권에서 교육부장관을 지낸 이 아무개였습니다. 그가 대한민국 교단에 끼친 폐해는 이제 돌이킬 수가 없는 일이 되었는데 먼 훗날 그 책임은 그를 임명한 사람에게도 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장 재량’이라는 말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교육부가 책임지기 어려운 일은 다 학교장 재량으로 하라지만 그 책임은 교장에게 지라는 교육부의 책임회피일 뿐입니다. 시도 교육감을 선거로 선출하면서 그들은 교육부장관이나 교육부 지침을 그들 꼴리는대로 해석하고 꼴리는대로 시행하지만 그에 대한 대부분 책임은 학교장에게 전가하면서 소위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현장의 현실입니다.
DJ정권시절에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설치더니, 이젠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라는 것도 생겼나 봅니다. 참교육이든 학교교육이든 교육에 관한 것은 밖에서 참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의(不義)? 불의(不意)! (0) | 2022.09.26 |
---|---|
한겨레신문의 품격 (2) | 2022.09.25 |
후폭풍 (0) | 2022.09.23 |
영화 제목이 아닙니다 (2) | 2022.09.22 |
외상이라고 소를 잡아 먹으면 (0) | 2022.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