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트라우마'?

2024. 1. 27. 08:26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과를 반대하는 여권 인사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과를 재소환하고 있다.

 

일부 친윤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사과가 결국 탄핵을 촉발한 것이란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친윤계인 이용 의원은 지난 21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채팅방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사과해서 범죄가 기정사실화되고 탄핵까지 당한 것이라며 사과를 하는 순간 더불민주당은 들개들처럼 물어뜯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김경율 비상대책위원 등 당내 김 여사 사과 목소리가 커지자 반박한 것이다.

 

다음날인 22일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도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왜 길거리에 나와서 교통사고를 당했냐고 책임을 묻는 것과 똑같은 케이스라며 사과라는 것은 불법이라든가 과오가 있을 때 사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내에도 이 같은 친윤계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윤석열 대통령의 섣부른 유감 표명이나 사과가 야당 공세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 같은 이유로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나 언론사 대담을 반대하는 참모들도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 사건의 본질은 몰카 공작이며김 여사가 피해자라는 것이라며 사과를 하면 민주당은 잘못을 인정했으니 처벌을 받으라는 요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또 다른 참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과에 인색했던 것도 박 전 대통령이 무너지는 모습을 봤기 때문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최서연(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제기한 JTBC의 첫 보도가 나간 다음날 1차 대국민 사과를 했다박 전 대통령은 당시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에는 (최씨로부터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청와대 및 보좌 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놀라고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박근혜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는 수석 등 주요 참모도 몰랐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진 사과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사과는 언론의 보도 경쟁을 촉발시켰다박 전 대통령의 사과가 국정개입 의혹을 일부 인정한 꼴이 됐고각 언론사의 추종 보도가 쏟아지게 됐다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최씨의 국정농단 개입 의혹은 더 크게 확산됐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탄핵까지 당한 박 전 대통령은 더중앙플러스 회고록에서 “(사과는돌이킬 수 없는 악수였다며 각종 의혹에 대해 100% 인정한 것처럼 받아들여졌고민심은 순식간에 기울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김 여사 사건과 박 전 대통령 문제는 사안의 본질이 다르다는 반박도 만만찮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영삼·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정 운영을 하며 가족 문제로 수차례 사과를 했다며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도 지난 24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사과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친윤계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제대로 해명을 하지 않아 거짓 논란으로 번졌고그것이 위기가 된 것이라고 했다.>중앙일보박태인 기자

 

   출처 중앙일보. "명품백 사과하면 당한다"용산 내부서도 '박근혜 트라우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