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의 햄버거 소개팅

2024. 1. 26. 06:39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과거엔 돈가스를 파는 경양식집은 젊은이들의 고급 소개팅 장소였다.

 

1970년대 중후반 여대생들 사이에서 파트너가 돈가스를 사주느냐자장면을 사주느냐로 애프터’ 여부가 갈렸다지금은 소개팅 기피 음식이다소스와 부스러기가 묻고 어린애들이 주로 먹는다는 등 이유도 다양하다.

 

3년 전 한 예능프로에서 66년생 백종원과 88년생 방송인 규현이 돈가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백종원은 대학 시절 미팅할 때 먹는 특별한 음식이었다라고 하자 규현은 요즘 소개팅에서 돈가스는 안 먹는다스테이크나 파스타집에서 식사를 한다라고 말해 세대차를 실감케 했다.

 

한 노총각 탤런트가 여성과 처음 데이트할 때 돈가스집에 가겠다 하자 여성 패널들이 모두 손사래를 쳤다.

 

돈가스처럼 평소 자주 찾아도 소개팅 음식으로는 냉대받는 게 햄버거다입을 크게 벌려서 먹어야 하고 손과 입술이 더러워져서다. 2015년 한 소셜 데이팅 업체가 2030 미혼남녀 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최악의 소개팅 메뉴로 햄버거가 꼽혔다.

 

돈가스·햄버거 소개팅이 최근 화제로 떠올랐다그 중심에 무소속 김남국 의원이 있다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팅 첫 만남 장소로 돈가스집을 고른 남성이 너무 싫다는 글이 올라왔다.

 

김 의원이 SNS에 이를 공유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자기 경험담을 풀면서 시끌시끌해졌다. “(과거고속터미널역 수제 햄버거집에서 소개팅을 했는데 너무 크고 약간 비싸서 하나 시켜 나눠먹었다가시면서 얼마나 욕하셨을지ㅜㅜ

 

라면으로 끼니 때우고 구멍 난 신발을 신었다던 김 의원은 정작 1118억원의 코인 거래를 하고 약 8억 원의 수익을 남겼다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는데 다시 가난한 청년’ 이미지를 내세웠다. “가지가지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어떤 서민이 소개팅 자리에서 돈가스도 아니고 햄버거를 하나만 시켜 나눠먹나코인 거상이 2차 서민 코스프레 하려다 기괴한 식성만 노출했다그의 성격상 남의 비판은 신경도 안 쓰겠지만 번지수는 잘못 고른 것 같다.>국민일보고세욱 논설위원

 

 

  출처 국민일보오피니언 한마당김남국의 햄버거 소개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