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9. 05:36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저기’라는 표현은 추임새인 경우도 있다. (무언가를)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라도식 표현이라고 해야 하나, 애매할 때 쓰는…” (위증 공범 김모씨)
“재판장님, 이게 사실은 ‘거시기’라는 표현에 가깝습니다. 형용사 같은 것.”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 대표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위증 교사 사건’ 재판에서 공범 김씨와 과거 통화 녹취록 속 표현을 두고 6시간 가까이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가 당시 김씨 스스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내용에 대해 허위 증언을 요구한 것이 맞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 토론에서 과거 ‘검사 사칭’으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는데도 “누명을 썼다”며 허위 사실을 공표해 기소된 재판에서 김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 대표의 부탁에 따라 법정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말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로 위증을 요청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 등을 증거로 제출했는데, 이 대표 측은 녹취록 속 세부적인 표현을 두고 김씨와 다퉜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김씨가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뭐, 크게 저기한 기억도 안 납니다’라고 말한 부분이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저는 김씨와 (성남에서) 지역 정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당시 김씨와 관계는 그렇게 대립적이지 않았다”면서 “(기억이 안 난다는) 이 말은 나와의 관계가 충돌하거나 부딪힌 나쁜 기억이 아닌 것 같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당시 이 대표에게 증언을 요구받은 검사 사칭 사건을 기억 못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 대표와의 관계가 아니라) 당시 (검사 사칭) 일에 대한 기억이 잘 안 난다는 취지냐”고 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김씨는 “‘저기’라는 표현은 보통 추임새로 쓰는 경우가 있다”면서 “약간 전라도식 표현이라고 해야 하나, 애매할 때 쓰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이게 사실은 ‘거시기’라는, 형용사 표현에 가깝다”면서 김씨의 설명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도 “’저기한’이라는 말은 사투리로, 무엇을 지칭하는 말 아니냐”며 “이 대표와 안 좋았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과거 김씨가 검사 사칭 사건 관련해서 했던 여러 발언들의 출처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 등에 나온 김씨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이 말은 누구에게 들었느냐”, “다시 한번 얘기해 보라” “이것은 기억이냐, 창작이냐”라고 물었다. 이 대표에게 위증을 부탁받아 허위 증언을 했다는 김씨 주장의 신빙성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법정에서 이 대표는 칸막이에 가려진 채 증인 신문을 했다. 공범 김씨가 “이 대표 앞에서 증언하는 데 신변 불안과 압박감을 느낀다”는 취지로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피고인 측 자리 말석(末席)으로 옮겼고, 법정 경위들이 4칸짜리 가림막을 그의 주변에 설치했다. 이 대표는 증인 신문 내내 김씨와 분리돼 서로를 볼 수 없게 가려졌다.
한편, 위증 교사 재판부는 이 대표의 다음 재판을 총선 이후인 4월 22일로 잡으면서 “앞으로 증인 신문은 서너 차례만 더 하면 될 것 같다”며 “4월 말부터는 격주나 3주에 한 번씩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위증 교사 사건 1심 재판이 이르면 상반기 안에 끝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조선일보. 방극렬 기자
출처 : 조선일보. 녹취록 속 ‘저기’ 뜻은 ‘거시기’?... 이재명, 위증공범과 6시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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