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수표?

2024. 4. 26. 05:4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는 민심을 얻고자 한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데 민심은 뭘까혹자는 바람이나 뜬구름과 같다고 한다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민심이다. 4·10 총선에서 특정 후보 지지율이 요동친 것을 보지 않았던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다그래서 정치 9단 김종필은 정치는 허업(虛業·헛수고)”이라고 말했으리라.

 

그래도 민심은 큰 강물과 같다급류가 있고 소용돌이도 치지만 장강을 이뤄 도도히 흐른다재주복주(載舟覆舟),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민심을 제대로 읽으면 배가 뜨고잘못 읽으면 뒤집힌다. 21대 총선에서 범야권에 192석을 내준 국민의힘의 대패는 민심을 못 읽어서다. ‘당심이 민심이라는 궤변으로는 이길 수 없는 선거였다.

 

179석으로 20·21·22대 3연속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득의만만하다총선에서 확인된 정권 심판론에 기대어 연일 강경 목소리를 내고 있다총선 민심을 들어 백지수표를 들이 내민다국회의장에 법사위원장아예 1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고 한다.

 

오죽하면 야권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총선 민심에 그렇게 쓰여 있었나라고 했을까그런데도 총선 민의를 반영하는 국회의장이 되겠다면서 정파적 국회 운영을 공언한다입법 독주에 거리낌이 없다첫 여야 영수회담 청구서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2년 전 대선 민심은 윤석열정부에 만능 키를 쥐여 준 것 아닌가보수 정권을 탄핵하고 5년간 국정을 이끈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으니 말이다그렇다면 윤 대통령의 9차례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국회 무시라고 비판할 일만도 아니다오히려 거대 야당이 대선 민심을 무시한 채 입법 폭주한 셈이 된다.

 

선거로 드러나는 민심은 무서울 정도로 적확하다고 한다집단지성의 힘이다대선은 여권총선은 야권의 손을 들어 줬다다음달 10일 집권 3년 차를 맞는 윤석열정부가 5년 내내 여소야대 상황을 맞는 건 헌정 사상 초유다.

 

독선과 불통 이미지의 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는 민심이 발현된 결과다결국 서로 협치하라는 뜻이다. “협치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라라는 선동은 민심 오독일 뿐이다.>세계일보박희준 수석논설위원

 

   출처 세계일보오피니언 설왕설래총선 민심이 백지수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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