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0. 05:51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광복절 연휴에 일본 여행 가는 게 문제될까요?"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선 이 같은 게시글이 적지 않게 보였고, 의견이 갈리고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라고 합니다.
광복절의 의미를 기려 이 시기엔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반응과 평소에도 일본을 찾는 관광객 많은데 시기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이 대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으로 눌렸던 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기록적 엔저에다 노재팬 불매운동 분위기가 수그러들면서 가까운 일본을 찾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꼴로 한국인이라는 통계가 나왔을 정도라고 하는데,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방일 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1778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인 관광객이 444만명(25%)으로 가장 많았고, 업계는 이번 광복절 연휴에도 일본 여행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광복절이라고 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진 않는다."라면서 "짧은 연휴 기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라고 귀띔했다고 합니다.
중국은 비자를 내야하고 비자비용이 한 사람에 14만원이 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짧은 해외여행은 일본이 괜찮을 듯 합니다.
아, 저는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고, 일본으로 여행갈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그게 무슨 일본 콤플렉스나, 노 재팬, 배일주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고 딱히 일본에 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 8·15 광복절이 국민 통합의 축제 한마당이 되지 못하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국가보훈부 추천을 받아 윤석열 대통령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하자 이종찬 광복회장이 반대하면서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야당과 좌파 측은 윤 대통령의 인사가 빌미를 제공했다고 비판하고, 여당과 우파 측은 대통령 인사권을 트집 잡은 이 회장의 몽니가 갈등을 키웠다고 반박한다. 보수와 진보, 좌우가 극한 대립을 보였던 1945년 해방 정국의 데자뷔 같아 씁쓸하다.
그런데 이 회장의 언행을 찬찬히 살펴보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잖게 보인다. 당초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선정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5월 이 회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7월의 면접 심사에는 이 회장 등 6명이 참여했다. 그런데 면접 심사에서 이 회장이 최저점을 준 김 관장이 1등이 되자 발끈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반대하면 누가 인사권자인지 헷갈린다.
이 회장에게 윤 대통령은 '아들(이철우 연세대 교수)의 초등학교와 서울대 법대 친구'이자 "아버님"이라 부르는 개인적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에 이 회장이 지지 선언하며 정치적 멘토를 자처했는데, 자기 말을 안 들어주자 인간적 섭섭함을 느낄 수는 있을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광복절 행사 보이콧은 원로다운 품격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게다가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당 소속 일개 의원처럼 기념식에 불참한 것은 잘못이다.
독립기념관법에 따라 설립된 공공기관이자 박물관인 독립기념관은 관장 자격 제한을 구체적으로 두지 않고 있다. 임기 3년의 차관급 관장 자리에 관행적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이 주로 임명됐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민주당 홍보위원장과 아태평화재단 기조실장을 지낸 김삼웅 씨, 문재인 정부는 사학과 교수를 임명한 전례가 있다.
역사학자인 김 관장은 대학 교수와 시민사회 운동가로 두루 활동해왔다. 1996년 발족해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을 해온 진보 성향 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초대 사무총장으로 참여했으며, 최근까지는 보수 성향의 대한민국역사와미래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해왔다. 좌우 광폭 행보다.
2022년 8·15 광복절에 맞춰 출간한 『끝나야 할 역사전쟁』에서 이승만과 김구를 동시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사람의 국부(國父)를 추앙하기 위해 진영 간에 갈라져서 극한적 갈등을 겪는 것보다 미국처럼 '건국의 아버지들'을 선정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민족사학과 통일사학에 경도돼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지 말자면서 상대 진영의 입장을 존중하는 '국민통합사관'을 주창해왔다.
이런 김 관장을 이 회장은 '뉴라이트'라 단정했다.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전문성을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본인은 극구 아니라는데 일방적으로 뉴라이트라 낙인 찍으면 학자의 양심·자유·인격을 무시한 폭력 아닌가. 이 회장의 조부 이회영은 아나키스트 계열의 독립운동가였다.
주변의 밀고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1932년에 옥사했으니 안타깝게도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이 회장이 임시정부 법통을 유달리 강조하는 가족사적 배경인 듯한데, 이회영의 동생 이시영은 이승만 대통령 밑에서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으로 봉사했다.
이 회장은 육사(16기) 출신으로 박정희 정부의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총무국장, 전두환 집권기 국보위 입법회의 의원, 노태우 정부 시절 민정당 사무총장과 민자당 의원으로 활동했다. 1995년 민주당으로 들어가 김대중 정부에서 안기부장·국정원장까지 역임했다. 보수에서 진보로 옮겨간 이력을 누군가 트집 잡아 "뉴레프트"라 낙인 찍으면 억울하지 않겠나.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한 이유다.
한국사회 한쪽에는 아직도 경쟁자를 친일파로 매도해 손쉽게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구태가 남아 있다. 틈만 나면 반일 죽창가를 부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그런 부류로 손꼽힌다. 동굴에 갇혀 친일·반일의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세상과 사람을 재단하면 시대착오적이다.
지금의 일본은 식민지 시대의 일본이 아니고, 대한민국은 세계 5위 군사력을 보유한 10위권 경제 대국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을 사상 처음 앞질렀다.
신임 주일대사 부임 축하 모임에서 박철희 대사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영어로 일본 정치를 연구한 나는 일본에 대해 피해 의식이 없고, 한·일 관계는 대등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처럼 건강한 한·일 관계와 안보 협력은 '일본 콤플렉스'를 벗고 당당해져야 가능할 것이다.>중앙일보.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출처 : 중앙일보. 오피니언 장세정의 시선 한·일 역전 시대, 철 지난 '일본 콤플렉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1393
제가 17년 전에 직장에서 연수로 3박 4일 일본 후쿠오카와 교토, 오사카를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때 가서 일본에서 느낀 것은 일본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가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농촌에 1800년대 후반 소위 메이지유신 때 지은 집들이 그대로 다 있었습니다. 우리는 초가집이, 기와집으로, 새마을주택으로, 다시 현대식 주택으로 몇 번이나 바뀌고 있는데 일본은 그대로라는 것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귀국하기 위해 일본이 자랑하는 간사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당시 무슨 드라마 때문에 한국에 여행하는 일본 아줌마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아줌마들이 캐리어에 생수를 잔뜩 사서 넣는 곳을 보고는 더 황당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무슨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말 일본을 뒤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일본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은 솔직히 없을 겁니다. 다만 정치인들이 일본 콤플렉스를 조장하고, 그를 이용할 뿐입니다.
일본 여행을 갈 일도 없지만 제가 일본에 간다면 라이카 사진기 들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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