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0. 08:46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기자회견과 관련 "우리 모두 국민 앞에서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으로 제시했던 특별감찰관(특감) 임명 절차도 곧바로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께서 어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과 김 여사 활동 중단, 특감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런 민심에 맞는 실천을 위해서 당은 지금보다 더 민심을 따르고, 지금보다 더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대표는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며 "필요한 절차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심과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우리 모두 국민 앞에서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 국민사과와 기자회견을 했지만 아직 국민은 대통령을 미덥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기회가 없으니 미적거리지 말고 발 빠르게 정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검사는 사과를 않는 직업이다. 검사 대부분은 재직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사과를 하지 않는다. 사과를 한 검사는 ‘이상한’ 검사다.
문재인 정권 시절 군(軍) 출신으로 박근혜 청와대에 근무했던 사람이 국정 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았다. 고위 공무원 재산 신고 때 그의 재산은 3억5000만원 정도였다. 그 전해에 육사 발전 기금으로 5000만원을 내놔 재산이 줄었다. 비싼 변호사 비용을 댈 수 없던 그는 항소 이유서·상고 이유서를 집에서 제 손으로 썼다.
4년 만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 사이 몸에 암세포가 자라 장기를 통째로 들어냈다. 지금은 인공장기를 달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서릿발처럼 몰아붙이던 검사에게선 아무 연락이 없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 농단 사건으로 2019년 구속됐다. 정부 수립 이래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된 최초 사건이다. 기소장엔 혐의 사실이 무려 47개나 됐다. 1800일 이상 재판을 받다 올해 1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1~2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 지휘했던 검사들은 검찰에서 승승장구하거나 편안히 지내다 은퇴해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자신이 수사한 사건 피고인이던 사람에게 사과한 ‘이상한’ 검사 이야기는 딱 한 번 들었다. 어느 공기업 사장이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임기가 많이 남아 사표를 내지 않았다. 법과대학 출신이라 법을 좀 알고, 공무원 생활 오래 해 세상 물정에도 어둡지 않다고 자신을 믿은 게 탈이었다.
어느 날 검찰 소환을 받았다. 청사를 신축하면서 뇌물을 받지 않았느냐고 집중 추궁 당했다. 혐의가 나오지 않자 이번에는 명절 때 받은 선물을 모아 기소했고 짧은 형기(刑期)지만 유죄를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재판 비용을 대느라 집안도 많이 망가졌다.
그가 복역(服役)을 마치고 풀려난 날 밤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수사했던 검사였다. 케이크를 사들고 온 검사는 긴말은 하지 않고 ‘미안하다’고만 했다. 그 사과를 ‘위(청와대)에서 내려온 하명(下命) 수사였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났던 두 사람은 요즘 친구 사이로 교분(交分)을 이어간다. 검사는 나중 검찰 고위직을 지냈다. 검사로서의 능력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지만, 그 후 기자는 그 검사를 달리 보게 됐다.
엊그제 대통령은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도 사과했다. 두루뭉술한 말이라서 이것이 과연 사과인지 논란이 이어졌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어느 기자가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과를 하는지 국민이 어리둥절할 것 같다’고 묻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과하는 사람’과 ‘사과 받는 사람’ 사이의 온도 차이는 어째서 빚어졌을까. 국민들은 ‘대통령으로서’ 사과하는 줄 알고 기다렸다. 그런 국민에게 대통령은 ‘검사로서’ 사과를 한 것이다. 임기의 절반이 지났는데도 ‘생각’ ‘태도’ ‘말’에서 검사, 그것도 특수부 검사의 허물을 벗지 못했다. 부인한테 ‘국정 성과 얘기만 하지 말고 사과 제대로 해’라는 채근을 받았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이 정도다.
‘검사의 사과’를 ‘대통령의 사과’로 바꿔놓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민들은 김건희 여사가 육영수 여사처럼 ‘청와대 야당’ 노릇을 한다고 분개한 것이 아니다. ‘국민이 물가가 올라 어려워한다.’ ‘의료 분쟁이 오래 끄니 민심이 뒤숭숭하다’고 시중 분위기를 전하는 건 대통령 말대로 내조(內助)다.
그 선을 넘어 ‘어느 자리에는 누가, 다른 어느 자리엔 누가 마땅하다‘는 베갯머리 인사(人事) 협의는 국정 농단이다. 이 정권엔 높고 낮은 자리에 양복 깃 겉이나 안에 세탁소 꼬리표처럼 ’김 여사 추천’이란 꼬리표를 붙이고 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 비서’가 아니라 ‘여사 비서’ 노릇 하는 사람들을 내보내는 일이다. 회의에 부인 연줄 비서관·행정관이 하나라도 섞이면 다들 입조심을 한다. 말도 섞지 못하는데 격노(激怒)하는 대통령에게 누가 정직한 보고를 하겠는가. 기자회견장 대통령이 여전히 민심의 감(感)을 잡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는 원인이다.
미국을 뒤집은 트럼프 진영에선 ‘사기꾼이 항상 바보를 이긴다(A crook always beats a fool)’는 말이 자주 오갔다고 한다. 보수의 허리에 해당하는 국민들은 대통령이 지금 한국 정치와 다음 대선(大選)을 그 방향으로 몰아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다.>조선일보. 강천석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오피니언 [강천석 칼럼], '검사의 사과' '대통령의 사과’
저는 솔직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대해서는 지금도 의문이 많은 사람입니다. 국회에서 탄핵이 통과가 된 것 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에서 전원일치 소추가 되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이번에 또 그런 일이 일어날까봐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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