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물 조심

2011. 3. 27. 08:46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어려서 큰 산 아래 자라서 다른 지역보다 산나물을 많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채소류보다 육류를 훨씬 좋아해서 나물은 거의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집에서도 제가 육류를 좋아한다고 저는 그런 쪽으로 많이 챙겨주시 어머니 덕에 산나물은 고사하고 김치도 별로 안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몸에 통풍이 오고 한 뒤부터는 집사람이 채식에 크게 신경을 써주는 덕으로 지금은 안 먹던 채소류도 많이 먹고 있습니다. 달래, 냉이, 참나물, 머위, 돌나물 등 봄에 나오는 산나물들에 많이 익숙해져서 지금은 다 잘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원추리 나물을 먹고는 탈이 났습니다.

 예전에 어려서 원추리가 나물로 먹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서 원추리를 나물로 먹어 본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길가나 공원에 원추리가 많이 심어져 꽃이 필 때에 볼만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도 나물로 먹었다는 기억은 까맣게 잊고 지냈습니다.

 집사람이 서오릉 아는 집에서 원추리를 얻어 왔다고 데쳐서 무쳤길래 어제 아침에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도 오래 전에 먹었던 거라 그 맛을 기억할 수는 없었지만 봄 나물의 맛이라는 것이 다 신선한 것이라 좋았는데 먹고 나서 바로 화장실을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 습관이지만 술도 안 먹는데 자주 가게 되어서 제 생각으로 무엇을 잘못 먹은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원인이 원추리나물이었습니다. 집사람도 똑 같은 증상이라고 해서 원추리나물로 결론을 짓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독성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간혹 있다는 것이 원추리가 자란 뒤에는 독성이 있다는 얘기 정도였는데 아직은 그렇게 자란 원추리가 아니어서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추리에 독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데쳐서 무치는 과정에 주의할 점이 있는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몇 군데 해봤지만 납득할만한 얘기가 없습니다. 예전에 군에 있을 적에 싸리버섯을 잘못 먹으면 큰 일 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싸리버섯도 버섯도감에 보면 식용버섯으로 나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봄에 산에 다니면서 나물 뜯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 잘 알고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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