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오른 토함산

2011. 10. 1. 22:21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오래 전부터 경주에 다녀 오려고 별렀는데 잘 안 되었습니다.

마침 이번 주가 연휴가 닿길래 토요일 오후에 출발했다가 일요일에 올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토요일에 백일장을 하느라 담임을 하지 않는 교사는 안 나와도 된다고 하길래 금요일 밤에 심야버스를 타고 경주로 내려갔습니다.

 

라이카 R9에 16, 19, 24, 35, 90, 135, 180, 300, 500 등 아홉 개의 렌즈를 챙겨 넣은 배낭에 삼각대를 가지고 갔는데 경주고속터미널에 내리니 시간이 새벽 세 시 40분이었습니다. 저는 거기 내리면 해장국집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목욕탕도 해장국집도 없고, 터미널은 다 문이 잠겨서 무슨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택시기사가 와서 찜질방에 데레다주겠다고 해서 탔더니, 차라리 불국사 앞에 내려서 토함산 등산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여 그러기로 하고 불국사앞까지 갔습니다. 택시비는 할증을 해서인지 눈이 뒤집어지게 28000원이나 나와서 저렴하게 여행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송두리채 날려버렸습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불도 없이 혼자 올라가자니 처음에는 두려움 때문에, 나중에 힘이 들어서 땀으로 범벅을 하여 석굴암 매표소에 가니 시간은 겨우 다섯 시,,, 매표와 입장은 여섯 시 반이라고 합니다. 달바에 체조가 아니라 새벽에 체조하고 있는데 어느 회사 신입사원 극기훈련팀이 토함산에 올라간다고 줄을 지어 가길래 저도 조금 뒤에 따라 올라갔습니다.

 

또 땀을 바가지로 흘리면서 갔더니 생각지도 않은 토함산 정상,,,

비록 구름 위로 작은 해가 떴지만 오늘 정말 땀 깨나 흘리며 고생깨나 했습니다.

갑자기 비쳤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지쳐서 다른 곳은 더 보지도 못하고 간신히 서울로 올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