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예식장 소경

2011. 11. 27. 08:29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어제 가깝게 지내는 형님의 따님이 결혼식을 올려서 송탄에 다녀 왔습니다.

 

저는 송탄이 경기도에 있는 중소도시여서 웬만큼의 도시로 생각했는데 어제 가서 보니 완전 시골동네 같아서 많이 놀랐습니다. 신도림역에서 한 시간 반이 걸린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서울 도심에서는 지하철로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아주 먼 곳이었습니다.

 

청첩장에 송탄역이나 서정리역에서 택시로 기본요금이라고 놀란 것이 그 흔한 셔틀버스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식장이 얼마나 외진 곳에 있으면 시내버스나 셔틀버스가 없나 생각했는데 나가서 돌아다녀보니 큰 읍소재지만도 못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예식장에 갔는데 열두 시 결혼하는 팀이 기독교방식이라 늦게 끝났다고 뒤에 한 시에 시작하는 팀은 예정시간을 넘겨서 한 시 10분에 시작을 하는 거였습니다. 제가 식을 진행하는 아가씨들에게 이런 경우가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앞 팀이 조금 늦게 끝났으니 뒤 팀도 그러면 된다는 황당한 대답이 나왔습니다.

 

신랑, 신부가 입장하고 퇴장하는 통로는 카펫을 까는 것이 일반 상식인데 검은 대리석으로 평면보다 20cm 놓게 통로를 만들어 놓은 게 전부였고, 식단 주변에 신랑, 신부 이름을 쓴 배너도 없었습니다. 하객 좌석은 횡으로 졍렬된 방식이 아니고 호텔 흉내를 낸 원탁에 의자를 놓은 방식인데 한 원탁에 의자가 다섯 개 정도여서 앉을 수 있는 사람은 양쪽 다 합쳐서 100명이 훨씬 안 되는 숫자였습니다.

 

음식은 가짓 수 많은 부페였는데 손이 갈 것은 별로 없었으나 국수 그릇은 공기가 아니라 대접인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상당히 비싼 열대과일로 알려진 망고스틴이 나왔는데 먹을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저만 포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