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들판,,,,

2013. 9. 29. 10:59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우리 고향은 원래 산골이라 논밭이 평지를 이루고 있는 곳은 아주 드물었습니다.

예전에 티비에서 경지정리가 잘 된 들판을 보면 많이 부러웠는데 지금은 웬만한 곳은 다 경지정리를 해서 논이 다 평지가 되고 논둑은 1자로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되어야 기계화 농업이 가능하고 일을 신속하고 능률있게 할 수 있어 농민들의 수고를 덜 수 있을 겁니다.

 

 몇 년 전에 중국 귀주지방에 가서 보니까, 오서산 정도의 산들을 전부 계단으로 만들어 농사를 짓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우리나라도 산지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곳이 많지만 귀주 지방과 비교하면 완전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논배의 넓이가 1m도 채 안 될 것 같은 그야말로 계단식 논이 수 백m의 가파른 산자락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거기서 소득이 얼마나 나올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은 중국에만 있는 게 아니고 필리핀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도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얼마나 힘을 써왔는지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런 논들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고난의 땅이지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탄성이 나오는 아름다운 경치가 됩니다. 그래서 중국 귀주성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저도 한 번 다녀와서는 우리나라에 그런 곳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곡선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우리나라 논둑이라고 확신합니다. 왜 논둑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논둑처럼 자연스런 곡선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중국이나 필리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날카로온 선이 아니라 완만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진 논둑은 정말 탄성을 만들어 냅니다.

 

 지금 경남 남해도에 있는 다락논이 유명한데 경주에도 몇 군데 있고, 찾아보면 여기저기 산간에 조금씩 남아 있어서 저는 그런 논둑을 찾아서 많이 돌아다녔는데 이번에 여수 어느 바닷가에서 작은 공간이지만 아름다운 논둑을 찾았습니다. 아마 여기도 몇 년 안 되어 없어지겠지만 이번 수학여행 길에서 가장 가슴 설레게 했던 곳입니다.

 

 아래 사진 두 컷은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하동 악양 평사리 앞의 경지정리가 된 들판입니다. 예전에는 저렇게 경지정리가 된 곳이 부러웠는데 지금은 저런 정리된 들판보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곡선이 살아있는 들판이 더 좋다고 생각이 되니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