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6. 11:50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이맘 때 즐겨 부르던 노래가 '4월의 노래'였습니다.
박목월 선생님의 시에 김순애 님이 곡을 붙인 이 노래는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베테르의 편질 읽노라,,,,,, '로 이어지는 노래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시간에 배운 겁니다. 그때 제 모교에 목련나무가 두 그루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노랫말과 잘 맞아서 자주 흥얼거렸습니다.
그 목련이 올 해는 3월에 피어 벌써 시들고 있습니다.
어제 어덕말로 조상님들 묘소에 갔었는데 거기 명숙이네 마당에 있는 목련나무 두 그루의 꽃이 다 시들어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같이 가신 누님이 목련꽃이 왜 저렇게 이상하냐고 물으시기에 벌써 시들어서 그렇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목련이 시들 때처럼 볼썽 사나운 것도 드물 겁니다.
사진을 찍을 때에 가장 힘든 색이 하얀색입니다. 하얀 꽃들은 보기에 좋아도 사진으로 드러내기는 아주 힘이 듭니다. 나무 전체를 찍는 거야 다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꽃 몇 송이나 한 송이만을 찍으려면 찍기도 힘이 들지만 찍어 놓고 보아도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습니다.
벚꽃도 그렇고 살구나무 꽃이나 매화도 비슷합니다. 특히 뭉텅이로 피는 꽃들은 더 어렵고 눈으로 보이는 것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흰색은 겹쳐지면 그 경계를 드러내기가 아주 어려운데 목련이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에 안산에 다녀오다가 어느 집에 피어 있는 목련꽃을 찍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단독주택인데 그 주변에 높은 집들이 많아서 다른 집에 걸리고 또 밖에서 담장 안에 있는 꽃을 찍으려니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망원렌즈로 찍어야 했는데 삼각대 없이 나갔고 제가 가진 렌즈가 어두운 거라 초점 맞추기도 힘이 들고 또 흔들릴까봐 무척 조심해서 찍었는데 다행히 몇 개는 마음에 들어서 여기 올려 놓습니다. 보기엔 별 거 아니겠지만 사진을 조금 찍는다는 제가 심혈을 기울인 것입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를 부르기도 하고 양희은이 불렀던 하얀 목련이 필 때면 생각나는 사람도 부르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왔습니다. 아직 목련꽃이 피어 있는지 지고 있는지 관심이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냥 웃으며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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