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살고, 말은 죽었다?

2020. 8. 12. 07:25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이번 장마에 에 대한 여러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마가 계속 되면서 엄청난 비가 내리니까 사람들이 미처 소를 챙길 수가 없는 상황이 여기저기서 벌어졌고 그러다보니 많은 소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죽고 했다고 합니다.

 

어떤 소들은 물이 차니까 거기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지붕 위로 올라가 있다가 구조가 되기도 했고, 어떤 소들은 해발 500미터가 넘는 산 위에 있는 암자로 올라가 피신을 한 것을 주인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장마에 희생된 가축이 소 뿐이 아니고 돼지와 닭은 그 숫자를 얘기하기가 가슴 아플 정도로 많은데 소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소가 돼지나 닭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개가 가족의 일부로 얘기하지만 예전엔 당연히 소가 가족의 일원이었습니다. 농사를 짓는데 요긴한 농잇소는 사람보다 훨씬 큰 몫을 해서 사람만큼은 아니어도 대우를 받으며 살았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저희 집에도 그런 소가 있었습니다.

 

어제 소 한 마리가 물에 빠져 무려 80km를 떠내려갔다가 살아남아서 주인이 찾아왔다는 정말 놀라운 뉴스를 보았습니다. 80km200리입니다. 개가 아닌 소가 200리를 물에 빠져서 떠내려갔는데 살아서 돌아왔으니 그 소도 대단하고 그 주인은 정말 죽었던 형제가 돌아온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중국 고사성어(故事成語) ‘우생마사(牛生馬死)’가 있다고 하는데 고사성어는 아닌 것 같습니다. 누가 만든 말 같은데 혹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나온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아주 커다란 저수지에 말과소를 동시에 던져 넣으면 둘 다 헤엄처서 뭍으로 나옵니다.

 

말의 헤엄속도가 훨씬 빨라 거의 소의 2배의 속도로 땅을 밟는데 네발 달린 짐승이 무슨 헤엄을 그렇게 잘 치는지 보고 있으면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소는 헤엄을 잘 치지 못해서 아주 어렵게 땅을 밟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마기에 큰물이 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소와 말을 동시에 던져보면 소는 살아서 나오지만 말은 익사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말은 헤엄을 잘 치지만 강한 물살이 떠미니깐 그 물살을 이겨내려고 물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가려 합니다. 그러나 물살이 거세어 1m 전진하다가 물살에 밀려서 다시 1m 후퇴를 반복합니다. 이렇게 한 20여분 정도 헤엄치다보면 결국 제자리에서 맴돌다가 지쳐서 물을 마시고 익사합니다.

 

그런데 소는 절대로 물살을 위로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물살을 등에 지고 같이 떠내려갑니다. 저러다 죽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10m 떠내려가는 와중에 1m 강가로 나오게 되고 그렇게 한 2~3 km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강가의 얕은 모래밭에 발이 닿게 되고 그러면 엉금엉금 걸어 나와 살아온다고 합니다.

 

헤엄을 2배나 잘 치는 말은 물살 거슬러 올라가다가 힘이 빠져 익사하고 헤엄이 둔한 소는 물살에 편승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게 정말 그런지는 확인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검증이 된 것은 아니지만 어제 200리를 물에 떠 내려왔어도 목숨을 잃지 않고 주인을 만나 집으로 돌아간 소를 보면서 힘이 강하다고 힘으로 무엇이든 이겨내려고 하지 말고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힘이 강하다고 자랑하지 말고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진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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